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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사업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있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사회 책임을 지지 않는 행태'를 꼽았다. 이들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우리 산업과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는 게 사회 전반의 인식이다.

전자신문은 '글로벌 기업, 그들은 한국에 무엇인가' 시리즈의 일환으로 글로벌 ICT 기업에 대한 인식과 현안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지난달 27일부터 9일 동안 실시했다. 주요 학회와 연구소, 법무법인, 기술전문가 집단 등 최대한 중립 위치에 있는 전문가 표본 10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글로벌 ICT 기업이 한국 내 기업 활동에서 한국 기업 대비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 존재한다는 판단이다. 응답자 73.7%가 글로벌 ICT 기업이 한국 내 기업 활동에서 특혜를 보고 있으며, 65.3%는 한국 기업이 역차별을 받는다고 답했다.

글로벌 ICT 기업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85.7%), 개인 정보 활용에 정기 실사가 필요하다(91.8%)는 의견도 그렇지 않은 응답보다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문제점이 가장 심각한 이슈로 '투자·고용 등 사회 책임 회피'(30.0%)를 꼽았다. 우리나라에서 영업 활동으로 막대한 매출이 발생하는데도 이에 상응하는 투자나 고용이 이뤄지고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 같은 결과는 투명성과 관련이 깊다. 글로벌 ICT 기업 대다수는 외부 감사를 받지 않고 재무 상태를 공개하지 않는 유한회사다. 매출 등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점이 사회 책임 회피라는 부정 시각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 책임 외에도 한국 법 회피(자국 법 준수), 조세 회피, 불공정 행위와 갑질 등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개선, 국제 사회 공감대 형성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응답 전문가 3명 가운데 2명꼴로 글로벌 ICT 기업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1990년대 이전 만큼 압도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정보화와 기술력 향상 등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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