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로봇랜드 조성 사업자인 특수목적법인(SPC) ㈜인천로봇랜드는 자본금 160억원이 잠식됐다. 해산 위기에 몰렸다가 인천도시공사 등 출자자가 33억원을 증자키로 하면서 극적으로 회생했다.

그러는 동안 ㈜인천로봇랜드 대표이사들은 억대 연봉을 받아갔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민간 투자 개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자본금 잠식의 원인으로 방만한 경영이 지적됐다. 인건비 외에 추가로 들어갈 돈은 없었다. 직원 수는 대표 포함해 24명에서 5명으로 줄어들었다.

㈜인천로봇랜드는 2009년 7월 14일 설립 이후 현재까지 모두 4명이 대표이사(임기 3년)를 맡았다. 첫 번째 대표이사는 인천시, 인천도시개발공사,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건설투자자대표사, 전략적투자자대표사 등 5개 기관이 추천했다.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지낸 전의진 당시 인천정보산업진흥원장이 대표를 맡았다. 정보기술(IT) 및 로봇 분야 정책 전문가였다.

그러나 전 대표는 1년 3개월 만인 2010년 11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해 6월 지방선거 이후 인천시장이 바뀌면서 자연스레 대표이사도 변경됐다.

이후 대표이사는 인천시장이 추천했다. IT나 로봇과 관련이 적은 비전문가가 대표를 맡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일도 없고 책임도 없는데 연봉은 많다 보니 '시장 측근이 돈 벌며 쉬어 가는 자리'라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귀띔했다.

전 대표 후임으로는 김도영 광운대 객원교수가 임명됐다. 벤처기업 대표 등을 지냈다. 2010년 12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김 대표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인천시는 김 대표가 외자 유치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했다. 1년 만에 일이었다.

2012년 1월에는 전재홍 전 한양 부사장이 취임했다. 그는 3년 임기를 채웠다. 2015년 1월에 현 대표이사인 김동호 전 인천시 항만공항해양국장이 새롭게 자리에 올랐다.

대표이사 연봉은 2012년 1억5600만원, 2014년에는 1억2500만원이었다. 현재 대표이사의 연봉은 9800만원이다.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자진 삭감했다.

그동안 ㈜인천로봇랜드는 테마파크 설계 용역사와 법정 분쟁을 벌였다. 설계용역사는 설계용역비용 17억2000만원 가운데 미지급한 8억6000만원을 달라고 소송했다. ㈜인천로봇랜드가 4억30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소송은 종료됐다.


㈜인천로봇랜드 관계자는 “2010년 소송이 시작돼 지난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현재 김동호 대표이사에 대해선 “도시계획 전문가”라고 덧붙였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