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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규의 스마트 시티 비전] 도시, 정책결정이 똑똑해지다

발행일2017.12.05 00:00
Photo Image<이한규 수원시 제1 부시장>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던 도시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이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현상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이터 중심 시스템’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인터넷상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것에 그쳤던 웹 1.0시대에서 ‘개방•공유•참여’를 특징으로 하는 웹2.0시대(대략 2004년 이후)를 지나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4차 산업시대’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도시정부 정책 결정 시스템도 변화하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의 ‘추천 검색어’, 구글의 페이지랭크, 아마존의 도서 리뷰 시스템, 이베이의 평판시스템,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가는 미디어인 블로그와 위키피디아 등은 웹 2.0시대를 대표하는 보편적인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으로서의 웹도 웹2.0의 중요한 특징이다. 도시정부의 민원처리 시스템도 대부분 웹2.0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데이터가 중심이 되고, 아이오티(IoT, 정보수집을 위한 일종의 센서), 모바일,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도시정부의 의사결정은 스마트해지고 있다. 웹 2.0시대는 저물어가고 또 한 번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도시정부’의 의사결정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

도시에 출몰한 떼까마귀 진로를 분석하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3개월 넘게 수원 인계동, 권선동 지역에 3000여 마리의 떼까마귀가 날아와 머물면서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길가에 주차한 차들이 까마귀 배설물로 더럽혀졌고, 떼까마귀 수천 마리의 울음소리에 주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생태전문가들은 수원시 도심에 바람을 막는 고층건물이 많고 전신주와 같이 새가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 떼까마귀들이 숲으로 착각해 찾아온 것으로 추정했다. 수원시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인스타그램에 언급된 까마귀 관련 해시태그를 분석하고, 생태학자들에게 조언을 구해 수원시 떼까마귀 생태를 분석했다.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지난가을 수원에 ‘떼까마귀 정탐조’가 이미 다녀간 사실과 떼까마귀의 지역별 출몰빈도, 출몰 시기 등을 알아냈다.

이에 수원시는 지난해 떼까마귀가 자주 출몰했던 지역에 ‘떼까마귀 출현 우려 지역’이라는 현수막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주차, 보행할 때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예비 청소인력 배치계획을 세워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떼까마귀와 상생할 방법을 찾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도시 문화행사 활용성 높이다
지난 8월 처음 열린 수원야행(水原夜行)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華城) 일대에서 3일 동안 진행된 여름밤 축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여름철 야간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수원시는 내년도 수원야행 개최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과거에는 행사 담당자들의 직관과 추상적 설문조사에 의존했지만, 이번에는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기로 했다. 9월부터 두 달간 신용카드사 결제정보, 이동통신사 주파수 정보, SNS 게시물 등을 분석했다. 축제 기간 유동인구와 지역상권의 매출을 분석해 성별•연령별•지역별, 유동인구와 소비행태,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핫플레이스(인기 장소)는 물론 수원야행에 대한 시민 반응 등 중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분석결과를 활용해 내년에는 더욱 정교하게 축제를 기획하고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각종 축제나 행사를 열 때 면밀한 수요조사 없이 진행했던 관행이 데이터 중심 행정이 가능해지면서 수요자 중심 행사로 똑똑하게 바뀌는 것이다.

Photo Image<수원 야행 기간 유동인구 조사 통계>

플랫폼 없으면, 도시는 답답하고 불편하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던 올봄, 시민들은 뉴스나 모바일폰으로 미세먼지 경보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시는 미세먼지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답답하기만 했다. 정보도 제각각, 대책도 제 각각으로 혼란스럽기만 했다. 문의할 곳도 마땅치 않았다.

수원시 직원들은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시민들을 위해 긴급하게 ‘미세먼지 알리미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리 세련되진 않았지만, 실시간 수원시 관내 측정소의 미세먼지 농도•정부 발표와 시책을 한데 모아 공지하고, 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행동요령을 안내했다. 질문을 하거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게시판도 만들었다. 한 달 동안 시민 13만 명(누계)이 플랫폼을 이용했다. 수원 시내 각급 학교, 어린이집, 보호시설도 미세먼지 플랫폼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 이용을 동의한 시민들에게는 모바일폰으로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제 다양한 도시문제를 다룰 온라인 플랫폼이 없으면 도시정부도 시민도 모두 답답하고 불편한 시대가 됐다.

Photo Image<수원시 대기질 알리미 서비스>

시장실의 새 모습, 디지털 대시보드
과거 회의용 탁자와 문서자료로 대변됐던 도시정부 수장의 집무공간에도 스마트시대에 걸맞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올 여름 서울시는 시장실에 재난 안전 상황, 교통상황, 대기 현황, 물가정보, 재정 현황, 여론 동향 등 13개 카테고리의 시정상황을 보여주는 대형스크린을 설치했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다양한 주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dashboard, 한 화면에서 다양한 정보를 중앙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기능)를 설치했다.

Photo Image<서울시장 집무실 내에 설치된 디지털 대시보드>

서울시는 2010년부터 다양한 공공데이터 기반을 구축해왔는데, 이를 통합관리해 이번에 ‘디지털 시민 시장실’로 시스템화했다. 93종 1억 900만 개의 서비스, 100개 업종 사업체 통계 등 다양한 빅데이터가 상세지도에 시각화돼 시정 최고책임자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빅데이터뿐 아니라 수요자 중심의 온디맨드(On Demand) 경제, 플랫폼, 공유서비스, 인공지능을 활용한 민원처리 등 4차 산업의 핵심적인 콘텐츠가 이미 행정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이한규 수원시 제1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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