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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인천로봇랜드]10년 지나도록 허허벌판…공익시설은 5개월째 텅텅

발행일2017.12.04 14:19
Photo Image<교착상태에 빠진 인천로봇랜드. 지난 2007년 정부 국책사업인 로봇랜드 조성사업 예비사업자로 인천시가 선정됐다. 청라지구 내 76만 7,286㎡ 부지에 로봇산업 진흥시설 4만 6,677㎡, 로봇테마파크 34만 3,950㎡, 호텔 및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인천시 서구 원창동 440-1 일원 76만7286㎡(약 23만평) 규모 대지. 지난달 22일과 29일 두 차례 찾아간 이곳엔 새로 지은 듯한 고층 빌딩과 5층짜리 작은 건물만이 덩그러니 서 있었다. 건물을 둘러싼 것은 흙바닥뿐 멀리 하얀 김을 내뿜는 발전소 외엔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는,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었다.

두 건물은 지난 6월 말 '인천로봇랜드' 부지에 완공된 로봇산업지원센터와 로봇연구소다. 인천시가 로봇랜드 조성 사업 공모에서 1위를 차지한 2007년 이후 10년이 지나서야 처음 건물이 들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인천시 등은 4일 뒤늦은 개소식을 가졌다.

인천로봇랜드 사업은 늦을 대로 늦었지만 전망도 불투명하다. 준공된 지 5개월이 넘은 지상 23층짜리 공익 시설 로봇산업지원센터와 5층짜리 연구동 로봇연구소에는 인기척을 찾아보기 어렵다. 주변 도로를 따라 갈 길을 재촉하는 차량이 간간이 보일 뿐이다. 공익 시설과 연구동 사이에 세워진 '하이 로봇' 조형물을 제외하면 이곳이 로봇랜드라고 알리는 간판이나 안내표지도 없다.

로봇산업지원센터 정문에는 전선이 늘어진 채 나무 위에 어지럽게 걸려 있었다. 주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뒤편 쪽문에는 횟집에서 사용하는 수조가 뒹굴고 있었다. 쪽문을 열고 건물 내부로 들어서니 매캐한 담배냄새가 코끝을 아렸다. 공사 작업 흔적이 정리되지 않은 채 눈에 들어왔다.

1층 로비는 텅 비어 있었고, 주 출입구 앞에 설치된 자그마한 디스플레이에서는 인천 시정 홍보 영상만이 횅댕그렁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4층에 위치한 로봇랜드 특수목적법인(SPC) ㈜인천로봇랜드의 사무실을 찾았다. 2009년 설립 이후 초창기 직원 수가 30명에 이르던 ㈜인천로봇랜드는 현재 대표 포함 5명으로 줄었다. 그 사이 자본금 160억원을 모두 잠식했다. 최근 인천시와 시의회가 약 33억원을 추가 확보키로 해 법인 해산 위기는 넘겼다.

바로 옆 로봇연구소도 다를 게 없다. 2층으로 올라서니 인부 2~3명이 한창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항공안전기술원이 자리 잡는다. 로봇연구소는 로봇 어트랙션(놀이기구)과 엔터테인먼트형 로봇 연구, 제품 연구개발(R&D) 등을 수행하려 했다. 당초 계획과는 달라졌다.

국비와 시비 등 1190억원이 투입된 2개 건물은 지난 6월 어렵사리 완공됐다. 2007년부터 정부와 인천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로봇랜드 사업의 일부에 불과하다. 세금을 투입해 지은 공공시설이다. 실제 로봇랜드 사업이라 할 만한 민간 투자 개발은 1%도 이뤄지지 않았다.

Photo Image<인천로봇랜드 부지 전경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민간 투자용 부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최근 드론 대회가 열렸는지 한국드론레이싱협회 깃발이 드문드문 꽂혀 있었다. 여기저기 폐기물만 눈에 띄었다. 오후가 되자 굴착기와 25톤 덤프트럭이 들어왔다. 폐기물을 담아 버리는 작업이다. 공사가 시작될 기미는 없었다.

인천로봇랜드 사업은 2007년부터 추진됐지만 뒤따른 국제금융 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민간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10년이 흘렀다. 한국의 디즈니랜드, 유니버셜스튜디오를 만든다는 꿈은 아직 깊은 잠에서 깨지 못하고 있다.

㈜인천로봇랜드 관계자는 “공익 시설 등 지원 시설이 들어선 만큼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입주하기로 한 업체가 30여개에 이르는 등 공익 시설과 연구동은 조만간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민간 투자와 관련해 “사업성이 떨어져 민간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개발 계획을 일부 수정 보완, 로봇랜드를 성공리에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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