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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의료 구현 열쇠 '유전체 정보', 한국이 세계 주도

발행일2017.12.03 17:00
Photo Image<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유전체 정보 기반 치료법을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가 정밀 의료 구현의 핵심인 '유전체 정보' 분야 국제 표준을 주도한다. 표준화 주도로 국내 의료계의 질병 정복과 해외 시장 공략 발판을 마련한다.

3일 의료계와 학계에 따르면 국제표준화기구 의료정보기술위원회(ISO/TC 215)는 박유랑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 교수가 제안한 '임상 유전체 정보 공유 사양'을 국제 표준으로 결정했다. 개발 기간은 약 2년이다. 다기관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유전체 데이터를 공유할 체계가 마련된다.

박 교수가 제안한 것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의 임상 유전체 자료 표준이다. NGS 데이터 프로세싱을 표준화, 의료기관이 공유한다. 임상 유전체 자료를 기관·시스템에 구애받지 않고 활용한다. 임상 유전체 정보 공유 시대를 연다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NGS는 개별 유전자가 아닌 수백 쌍의 유전자를 한 번에 분석한다. 지금까지 30억쌍의 인간 유전체를 모두 분석하기 위해서는 최대 15년, 30억달러 이상이 필요했다. NGS 기술로 시간은 3일, 비용은 1000달러까지 줄이게 된다. 올해부터 정부가 유전성 질환과 암, 백혈병, 림프종 등 NGS 기반의 유전자 패널 검사를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지정하면서 활용은 확대된다.

NGS 데이터 표준 정립은 안 됐다. 데이터 양식이 다르다 보니 A병원에서 확보한 유전체 정보를 B병원이 활용하지 못한다. 추가 비용을 들여서 재검사를 해야 한다. 연구 목적의 빅데이터 분석은 제한된다. 진료 과정에서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임상 정보와의 접목도 어렵다.

박 교수는 환자 불편, 연구 제약 등을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 과정, 결과 획득 표준을 제안했다. 분석 결과만 리포트 형태로 공유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결과와 원본 데이터까지 기관 간 공유할 수 있다. 의료기관 간 공유 체계가 확립됨으로써 환자 진료나 빅데이터 연구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도 환자 진료 시 EMR 시스템에 곧바로 유전체 분석 결과를 띄워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임상, 유전체, 생활습관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하는 '정밀의료 구현'이 가능해진다.

Photo Image<박유랑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 교수>

박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 영상 정보는 국제 표준 다이콤(DICOM)의 개발로 진료 현장에 본격 활용됐다”면서 “의료 영상을 활용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개발도 다이콤 개발로 가능해지면서 임상 유전체 정보 분야도 국제 표준 개발로 질병 치료와 산업 육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전체 분석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확보했다. 유전체 분석 기업 마크로젠은 세계 다섯 번째로 큰 유전체 분석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도 200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인유전체 해독에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약 7000명에 이르는 세계 정상급 임상 유전체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 관련 국제 표준 움직임도 우리나라가 가장 활발하다. 박 교수가 제안한 표준을 포함해 신수용 경희대 교수, 이병기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제안한 유전체 검사 보고서 및 고용량 유전체 정보 평가 기준이 국제 표준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고 있다. 신 교수가 제안한 DNA 결과 서식 표준은 국제 표준으로 등록됐다.

국제 표준은 세계 비즈니스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세계 각국 유전체 기업과 연구기관이 우리나라가 제안한 표준에 따라 움직인다. 국내 기업의 민첩한 대응에 유리하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는 마크로젠 같은 유전체 분석 기업이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펼치고, 의료 서비스 수준도 높아 국가 역량이 우수하다”면서 “관련 표준까지 주도하는 상황에서 시장을 선도할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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