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전지 충전 속도를 기존 대비 5분의 1로 단축시킬 수 있는 소재가 한국에서 처음 개발됐다. 차세대 소재로 각광 받고 있는 그래핀으로 만든 '그래핀 볼(공)'이다. 이 소재를 쓰면 배터리 크기를 늘리지 않고도 충전 용량을 100% 가까이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성에 따른 안정성도 뛰어나 열 발생이 불가피한 전기자동차용 전지로도 유망하게 평가된다.

현재 소형 리튬이온전지 세계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 리튬이온전지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우리나라로선 새로운 기술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리튬이온전지는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상용화했다. 그러나 절연체, 소재, 분리막 등 기술 고도화를 지속하면서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전지부터 우리가 일본을 제쳤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용, ESS용 등 용량이 큰 시장까지 우리가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그러나 중국이 예사롭지 않다. 코발트, 리튬 등 희소 원재료 공급권이 있는 중국이 전지 원천 기술까지 확보한다면 우리로선 결코 가벼운 상대가 아니다.

막다른 골목과 같은 경쟁 국면 속에서 '그래핀 볼 배터리' 같은 혁신 기술은 막힌 벽을 뚫고 우리가 다시 격차를 만들 수 있게 하는 무기다. 충전 속도 5분의 1 단축은 리튬이온전지 자체가 안고 있는 재료의 속성을 뛰어넘는 기술이다. 하루빨리 상용화로 이어져 우리가 양산 기술까지 갖춘다면 세계 자동차 메이커는 이 배터리를 공급 받기 위해 줄을 설 것이다.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은 전지 수명과 원재료 수급 타이밍을 늦출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원천 기술 강국 일본과 재료·시장을 틀어쥔 중국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은 기술밖에 없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차세대 배터리 1위국을 이어 갈 수 있는 길은 그래핀 볼과 같은 혁신 기술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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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 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