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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핫이슈]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

발행일2017.11.26 12:00

오는 12월 1일 전세계가 '빨간 리본' 물결에 동참한다. 1988년 제정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예방을 위한 정보 교환, 교육 홍보, 인권 존중을 담은 '런던 선언'을 148개국이 채택했다.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게 목적이다.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에이즈에 대한 맹목적 편견를 극복해야만 효과적인 치료, 예방이 가능하다는 의식이 반영됐다. 이날 다는 붉은 리본은 혈액과 따뜻한 마음을 상징한다. 에이즈 예방 의식,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수용 의지를 담았다.

에이즈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HIV에 감염되면 3~6주 내에 급성 HIV 증후군을 겪는다. 발열, 인후통, 임파선 비대, 두통, 구토 등이 나타난다. 이후 겉으론 아무런 증상이 없는 잠복기가 지속된다. 무증상 잠복기는 사람과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10년 가량 지속된다.

잠복기가 끝나면 후천성 면역 결핍, 즉 에이즈 상태가 된다. 잠복기에도 HIV가 면역세포를 파괴, 면역 기능이 서서히 감퇴된다. 에이즈 상태가 되면 정상 면역력을 갖는 사람은 걸리지 않는 질병에 쉽게 걸린다. 이를 '기회 감염'이라 한다. 정상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기생충, 세균 등이 에이즈 환자에게는 큰 병을 일으킨다. 에이즈 자체보다 이 감염이 더 큰 문제다.

인체는 외부의 병원성 인자에 대항하는 면역 체계를 갖고 있다. HIV 바이러스는 이 면역체계의 핵심 세포를 파괴한다. 말초 혈액의 CD4+T림프구 수가 ㎣ 당 200 이하로 감소하면 에이즈로 분류한다. 폐포자충페렴, 카포시육종 등 에이즈 합병증에 걸릴 수 있다.

에이즈는 완벽한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1981년 첫 발견 후 매우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됐다. 위험한 병인 것은 맞지만, 금방 사망에 이르지는 않는다. HIV 감염 후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사망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게 정설이다.

발견 후 30년이 훌쩍 넘은 지금은 일종의 만성 질환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 꾸준히 관리, 치료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수십 종의 약이 나온 상태다. HIV 대응 약물은 체내의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게 기본 원리다. HIV 바이러스 수치를 낮게 유지해 면역 기능 저하를 최대한 막는다. 기회 감염 확률을 줄일 수 있다.

HIV 감염이 에이즈로 이어지는 것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 HIV 감염자가 정상인보다 더 오래 사는 경우도 있다. 2010년에는 완치 사례도 나왔다. 1995년 HIV 양성 판정을 받은 미국인이 주인공이다. 그는 2007년 골수이식을 받았는데, HIV 저항인자가 생겼다. 골수 제공자가 저항인자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식 후 스스로 HIV 저항인자를 생산했고, 에이즈로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이것이 HIV 백신, 혹은 범용으로 쓸 수 있는 에이즈 완치 약물 개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HIV는 한 종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다. 완벽한 백신을 개발하려면 타깃이 명확해야 하는데, 이 조건이 성립되기 어려운 셈이다.

에이즈 공포의 또 다른 뿌리는 전염성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전염 경로는 성 접촉이다. HIV 감염인의 혈액, 정액, 질 분비물에는 바이러스가 높은 농도로 존재한다. 점막 접촉이 일어나는 성행위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 수혈에 의해 전염되는 경우도 있다. 감염된 산모로부터 태아에 전염되는 수직 감염도 있다. 바이러스 농도가 높은 감염 초기, 말기에는 전염 위험이 높다.

하지만 HIV 바이러스는 손상되지 않은 피부를 뚫고 들어올 수는 없다. 게다가 체외 환경에서 생존율은 매우 낮다. 감염자의 침, 눈물에서 간혹 바이러스가 검출될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악수, 포옹, 가벼운 신체 접촉에 의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과장된 공포와 편견이 위험한 것은 HIV 보균자 관리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HIV 보균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전염 확률도 현저히 줄어든다. 하지만 이들이 차별과 편견으로 치료를 꺼리는 환경이 조성되면, 그만큼 전염 위험도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환자를 관리·치료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HIV 감염인은 사회적 편견, 신상 노출에 대한 불신 때문에 실명 등록을 꺼리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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