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업계에서 가상화폐를 이용해 월세를 내는 아이디어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현지시간) 일부 부동산 업체들이 임대료 납부는 물론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실험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관리회사들을 상대로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욕의 매니지고(ManageGo)가 그 실례다.

내년부터 매니지고 기술을 이용하는 부동산 관리회사들이 임차인들로부터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로 월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부동산 업계는 월세에서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이 부동산 물권의 등록과 이전을 관리하는 업무에도 활용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Photo Image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지지하는 이들은 효율적이며 안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부동산 물권 보험 회사들은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에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부동산 물권은 3600개에 달하는 카운티와 타운, 기타 지자체에 문서로 등록돼 있다. 일부는 서류 형태로 보관돼 있어 등기소를 직접 방문해야만 열람할 수 있다.

부동산 분야에서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스타트업들이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비트퓨치 그룹은 조지아 공화국과 부동산 등기 절차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부동산 업계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수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버몬트와 애리조나를 비롯한 미국의 몇몇 주 정부는 이를 위해 법률을 개정했다.


버몬트주 금융규제 당국자는 “우리는 버몬트주의 규제 환경을 더욱 호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모기지(부동산 담보대출)를 어떻게 통합하고 부동산 물권 보험을 어떻게 처리할지와 같은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