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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 중 내놓을 혁신성장 전략의 초점을 중견기업 육성에 맞춘다. '산업의 허리'인 매출 1조원 이상 중견기업을 2022년까지 80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0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2년까지 매출 1조원 이상 규모 중견기업을 현재 34개에서 약 8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일본은 샤프 등 대기업이 어려워져도 전체 산업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데, 이는 연매출 1조원 이상 중견기업이 많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중견기업을 늘려 혁신성장의 한 축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이달 중 내놓을 혁신성장 전략의 한 축이 중견기업 육성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분된 기업 생태계를 탄탄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다.

백 장관은 “주력 산업 경쟁력 제고와 신산업 육성 등 기본 전략은 같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에서는 더 빨리 가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반도체가 세계적인 '슈퍼 호황'이지만 걱정이 많다. 규제와 인프라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산업부가 나서서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주력산업 구조조정도 산업부가 주도권을 갖고 밀고 나갈 계획이다.

백 장관은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에 대해 산업적인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며, 산업은행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구조조정 문제에서 산업부가 주도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산업 구조조정이 채권단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산업정책 주무부처로써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겨냥한 것이다.

백 장관은 “이 정부가 과연 친기업적일까 걱정을 많이 하는데, 진짜 친기업적이고 혁신성장할 것”이라며 “대기업이 끌고 국가가 밀어주며, 중견·중소기업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기술개발과 신시장 개척이 어렵고 가지고 있는 기술을 지키기도 힘든데 이런 점도 조금 더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걱정하는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백 장관은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가 30% 정도 감소했고,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도 셰일가스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수산물 관련 협상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백 장관은 “농수산물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레드라인'이라고 했고,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중 FTA 서비스·투자 분야 후속협상에 대해서는 “(우리는) 12월 20일까지 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는데, 그동안 중국이 비협조적이었다”며 “대통령 방중 전에 대국적으로 풀어질 수 있도록 실무 협의를 통해 서비스 협상이 빨리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 산하 기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15명 정도가 공석인데 앞으로도 자리가 많이 나올 듯하다”며 “인사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면서 전문성을 많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 기관장 연임 및 유임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있고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열심히 하면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분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다 보니 전문성이 없다고 하면 다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