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4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0일 “올해 삼성전자가 1993년 이래 처음으로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매출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이 656억달러(약 72조1000억원)에 달하며 시장 점유율 15.0%를 차지한다고 예상했다.

이는 반도체 업계 '황제'로 불리는 인텔의 연간 매출액 추정치 610억달러(약 67조원)보다 46억달러 더 많다.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 13.9%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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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인텔을 제치며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연간 기준으로도 인텔을 뛰어넘어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IC인사이츠는 “2016년 1분기에 인텔 매출은 삼성보다 40% 더 많았다”며 “하지만 겨우 1년여 만에 그런 우위는 사라졌다”고 언급했다.

또 삼성이 인텔을 꺾고 1위에 오른 이유에 대해 “인텔이 시장 점유율을 잃었지만 삼성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것과 크게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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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세계 10위 반도체 기업 순위 전망(자료=IC인사이츠)

삼성의 매출 증대는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한데 힘입은 것으로 IC인사이츠는 분석했다.

1993년 인텔은 매출 76억달러에 9.2% 점유율로 시장 1위에 오른 이래 2006년 11.8%, 2016년 15.6% 등으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올해는 13.9%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삼성은 1993년 3.8%에 불과했지만 2006년 7.3%, 2016년 12.1%에서 올해 15.0%로 확대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62억달러 매출을 달성해 처음으로 반도체 매출 3위(점유율 6.0%)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의 급상승에 힘입어 전년 5위에서 2계단 오른다고 예측됐다. 다른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도 SK하이닉스 뒤를 이어 4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앞으로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가 예상되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제조업체 엔비디아는 전년보다 매출이 44% 늘며 처음으로 '톱 10'에 진입(9위)할 것으로 점쳐졌다.


IC인사이츠는 “올해 10대 반도체 업체 매출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58.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이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1993년 이래 10대 업체가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