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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호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인공위성은 넓은 지역을 주기적으로 관찰하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정보를 원하는 목적에 맞게 활용하려면 분석 가공 기술이 필요합니다. 위성 자료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만들어 내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임정호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방대한 인공위성 정보를 AI 기술로 분석 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원격탐사연구 전문가다.

원격탐사란 항공기나 인공위성에 탑재된 센서로 바다·육지·대기 등 지구 환경 상태를 파악하는 일이다. 센서는 지표면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탐지하고 분석해 지형을 비롯한 다양한 공간정보를 제공한다. 넓은 영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다 일정한 주기를 두고 변하는 모습을 추적할 수 있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임 교수는 2013년부터 위성자료와 과거 기후관측 자료를 토대로 현재와 미래의 가뭄 양상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연구에 매진해왔다. 그는 “인공위성이 관측한 자료는 신선한 식재료와 같다. 이를 우리 입맛에 맞게 조리해야 한다”면서 “위성 자료에 기존 공간정보와 기상변수 등을 더하고, AI 기법으로 분석하면 미세먼지나 가뭄 같은 환경변화뿐만 아니라 지질·자원·환경·농업·국토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자료를 활용하는 기술은 인공위성을 만들고 우주궤도에 쏘아 올리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18년과 2019년 2기의 정지궤도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그만큼 위성자료는 풍부해진다. 인공위성 정보 기반 원격탐사 분야가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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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게티이미지뱅크

인공위성 정보를 이용해 미세먼지의 실시간 이동과 규모를 측정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발사한 우리나라 최초 정지궤도위성 '천리안'이 보낸 자료를 분석, 공기 중 에어로졸 양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통해 미세먼지의 양과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연구다.

그의 연구 활동은 두 발로 전국팔도를 다니며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를 떠올리게 한다. 동일한 목표였지만 시대 상황에 따라 김정호는 두 발로, 임정호는 인공위성, AI, 정보기술(IT)를 이용한다는 것이 다르다.

임 교수는 “AI를 이용하면 위성으로 촬영한 수많은 데이터에서 일정한 규칙을 찾아낼 수 있고, 특정 패턴을 분석하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상할 수 있다. 핵심은 서로 다른 정보를 분석 가공해 연결 고리를 찾고, 이를 유용한 정보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 강조했다.

최근에는 폭염연구센터에 참여해 폭염의 조기예보에 AI기법을 적용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부족한 인공위성 원격탐사 기반을 넓히고, 많은 인재를 길러내 인류 삶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인공위성을 활용한 원격탐사와 지리정보시스템(GIS) 모델링, AI기법 활용 등 국가 공간정보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8월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