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코스콤이 첫 내부 출신 수장 탄생을 앞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일 코스콤 사장 후보에 지원한 후보군 중 서류면접을 통과한 3인의 면접이 진행될 예정이다.

공모에 10여명이 넘는 후보자가 지원한 끝에 정지석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본부장, 이제훈 전 삼성증권 전무, 전대근 전 코스콤 전무가 최종 면접을 볼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콤사장추천위원회는 이들 중 최종 후보 1인을 추천해 23일 열리는 코스콤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계획이다.

이들 후보는 모두 과거 코스콤에 재직한 경험이 있다. 40년 역사 동안 처음으로 내부 출신 사장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 코스콤 노동조합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면접심사가 진행되는 20일에는 사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코스콤 노조 측은 “지난 10년동안 정권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면서 모든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거나 불명예퇴진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사장 임명을 강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 출신자 코스콤 사장이 탄생하더라도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 공정성, 책임성 등이 개선되지 않는 한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인사 쇄신 방안을 마련하는 중에 코스콤에서 이런 인사가 반복되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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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콤이 창립 40주년을 맞아 한국거래소 서울 사무소에서 열렸던 '자본시장IT컨퍼런스' 모습

금투업계는 이를 두고 예견된 갈등으로 바라봤다. 자본시장 변화로 코스콤 역할론이 재조명되고, 임직원들의 누적된 미래에 대한 불안이 내부 갈등으로 불거졌다는 진단이다.

금융회사 간 인수합병(M&A), 구조조정을 비롯해 핀테크 변화 바람이 거셌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혁신 서비스 투자에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코스콤은 한국거래소 자회사로 증권 매매거래를 지원하는 IT전문회사로 출발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분 76.63%를 가진 대주주다. 나머지는 한국예탁결제원과 기타 증권사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지난 2005년 코스콤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됐다,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한때 방만경영으로 인한 비리 등이 드러났고, 이로 인한 허리띠 졸라매기 경영이 이어졌다.

전임 정연대 사장이 재임하면서 최근 3년 매출은 2014년 2800억원, 2015년 2923억원, 2016년 2796억원으로 제자리걸음 수준을 걸었다. 당기순이익은 2014년 98억원에서 2016년 170억원으로 2배 상당 뛰었으나 이마저도 2010~2011년경 500억~600억원대 이익에 비하면 쪼그라든 규모다.

금융투자협회가 세계 최초로 진행한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 상용화 건에도 코스콤은 비용 문제로 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핀테크기업이 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콤 핵심 수익모델은 회선료와 시세 이용료인데, 이 두가지 모두 독점적 지위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며 “새로운 수장은 이같은 이용료 인상을 기술발전이나 서비스 개선을 통해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증권회사에 떠맡기는 과거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코스콤의 독특한 업무 특성상 금융시장과 IT를 모두 이해해야 한다”며 “업푸 파악에만 최소 5~6개월이 걸리고 3년이란 임기 동안 제 사업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갈등이 40년만에 온 호기일 수 있다. 자본시장 전문IT기업의 비전을 펼칠 적임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