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증가하며 430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 유관 품목이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반도체 수출은 50% 이상 늘어나며 수출 신기원을 여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태양광, 로봇 등 고부가 가치 품목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도 고무 요인이다.

이젠 ICT 산업 없이는 한국 경제 운용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 경제의 미래 역시 ICT 기반 산업의 역할 없이는 담보하기 어렵다.

ICT 기반 산업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면 도태된다. 경쟁 또한 심해 주도권 유지가 쉽지 않다. 결론을 말해서 기회도 많지만 리스크가 큰 산업이다.

ICT 기반의 중장기 산업 전략을 만들지 않으면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ICT 르네상스는 지속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벌써 '다음'이 안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세계 경기 회복과 4차 산업혁명 진행에 따른 ICT 수요 확대로 단기로는 유지가 가능하겠지만 지금 준비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ICT라는 성장 엔진조차 잃게 된다.

산업과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4차 산업혁명은 한국 ICT 산업 성장에도 일조할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ICT 기반의 유관 산업 전반에 대한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는 없는지, 투자 환경에 문제는 없는지 등도 기업에 묻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갈팡질팡하는 동안 경쟁국들은 ICT가 경제 성장 엔진임을 확신하고 무서운 속도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ICT 산업 특성상 실기는 치명상이다. 한 번 뒤떨어지면 따라잡는데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