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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이동통신서비스 3사가 17일 아이폰X(텐)의 예약 판매에 이어 오는 24일 정식 출시한다. 아이폰X은 애플 아이폰 10주년 기념 에디션으로, 역대 아이폰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이폰X 1차 출시국에서 기기 결함 논란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애플은 결함이 발생한 아이폰X를 교환해 주는 한편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공식 입장은 아직 없는 상태다. 품질에 관한 한 최고를 자신한 애플의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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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X 화면 가장자리에 '녹색 세로줄'이 생겨 사라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 사진=맥루머스

애플이 이달 3일 미국, 중국, 일본 등 1차 출시국에서 아이폰X 판매를 개시한 이후 발생한 기기 결함은 총 4건이다. △애플이 핵심 기능으로 강조한 페이스ID 잠금 해제 오(誤)인식 △수화기 스피커 잡음 △화면 가장자리에 생기는 녹색 세로줄 △날씨가 추우면 터치가 먹통 되는 현상 등이다.

애플은 아이폰X에 결함이 있었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개선하겠다는 설명만 되풀이했다.

◇'페이스ID 오인식·스피커 잡음' 무엇이 문제인가

아이폰X 페이스ID는 베트남 보안업체가 제작한 얼굴 복제 마스크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페이스ID 오인식률이 100만분의 1이라고 자신한 애플의 설명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쌍둥이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생체 인식 보안 전문가는 당초 아이폰X 페이스ID 보안성이 홍채 인식보다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한 전문가는 “애플이 아이폰에 3차원(3D) 안면 인식 기술을 한발 앞서 상용화했다는 점은 분명 높게 평가할 일이지만 보안성은 홍채 인식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2차원 얼굴 인식, 지문 인식보다 보안성이 우수하지만 아이폰X이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생체 인식 보안성이 가장 높다고는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전문가는 “애플도 아이폰X을 기획할 때 홍채 인식 탑재를 준비했지만 특별 에디션 제품이 삼성전자를 쫓아갔다는 이미지를 얻지 않게 하려고 주력 기능으로 페이스ID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폰X 수화기 스피커의 잡음 문제도 논란이다. 해외에서 20명 이상 이용자가 아이폰X 수화기 부분에서 '윙윙' 또는 '따각'거리는 잡음 현상을 겪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통화를 하거나 음악·동영상 기능을 활용할 때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향기기 및 오디오 전문가는 아이폰X 스피커 부품 또는 오디오 출력 문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전문가는 “아이폰X은 다른 제품과 달리 스피커와 리시버(통화할 때 듣는 부분)를 겸용으로 쓰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스피커 유닛이 이전보다 크게 제작·탑재되면서 노이즈 레벨이 발생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스피커 잡음 문제는 하드웨어(HW) 문제로 보이고,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는 해결할 수 있지만 문제를 완벽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엠프 또는 스피커 부품을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주변 온도, 소음 등과의 개연성을 찾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음향기기 전문업체 대표는 “아이폰X 오디오 출력이 HW 적정 기준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생긴 문제일 수 있다”면서 “SW를 통해 출력을 제어, 일부 문제의 개선은 가능하겠지만 완벽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 가고 먹통되는 '아이폰X' 화면

아이폰X 화면과 관련된 이슈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녹색 세로줄이 생기는가 하면 추운 날씨 탓에 화면이 먹통되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다.

국내 증권사는 아이폰X 디스플레이 관련 보고서를 통해 '녹색 세로줄' 현상이 디스플레이구동칩(DDIC)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반드시 디스플레이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전문가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소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전문가는 “아이폰X은 외관상 화면이 평평해 보이지만 플렉시블 에지 디스플레이를 탑재, 에지 부분 패널 안쪽에 적용된 메탈 소재가 휘어지면서 압력이 가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스마트폰 박막트랜지스터(TFT) 구동에 문제가 발생하면 '화이트 디택트' 또는 '블랙 디택트'라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녹색줄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디스플레이 화소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주변 온도가 영하로 떨어졌을 때 화면 구동이 멈추는 현상에 대해서는 심각성이 짙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스마트폰 제조사 전문 엔지니어는 “겨울철이 되면 서비스센터에 터치 오작동으로 수리를 받는 이용자가 많아진다”면서 “다만 터치 반응 속도가 느린 현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이폰X처럼 작동이 완전히 멈추는 현상은 정밀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주변 온도에 의해 먹통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만 보더라도 HW 문제라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면서 “애플이 이를 SW 업데이트로 해결하겠다고 밝힌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의아해 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