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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로고 제공.

국내 배달 앱 시장이 무섭게 커지고 있다. 시장 규모가 2조원대에 이른다. 배달 앱은 6년 전 처음 등장했다. 아직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15조원 안팎의 전체 배달 시장에서 앱을 통한 주문 비율이 20%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배달 대행업체에 업무 과부하가 걸렸다. 라이더 숫자가 불어나는 배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 라이더 수급에 애를 먹고 추가 가맹점 모집을 포기한 업체까지 생겼다. 한정된 라이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륜차 물류 스타트업 바로고(대표 이태권)가 해결책 찾기에 나섰다. 공유경제 시스템 도입과 배달 거리 단축이라는 두 가지 전략으로 문제를 풀 목표다. 지난해부터 창원문성대학교와 이와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라이더별 주문 물량 최적 분배를 돕는 알고리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최대 성과를 올리게 한다. 가까운 거리 두 개 가게로부터 동시에 주문이 접수됐을 경우 자체 분석을 거쳐 라이더 한 명에게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현재는 일선 매장에서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라이더가 직접 동선을 계산, 주문을 선택하고 있다. 특정 가게 주문에 대해 서로 잡겠다고 몰리거나, 아무도 수락하지 않는 문제가 수시로 발생했다. 모든 배달 대행업체가 비슷한 구조다.

내비게이션 기능도 넣는다. 공유경제로 가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는 라이더 업무 특성상 일반 차량용과는 다른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바로고 관계자는 “배달 지역마다 지름길까지 꿰차고 있는 전문 라이더 입장에선 내비게이션 보는 시간조차 아까울 수 있다”며 “다만 초보 라이더, 일반인이 이 업무를 편하게 수행하려면 이륜차 전용 내비게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로고는 이륜차 배달 대행 분야 1위 업체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국망을 갖췄다. 290여개 지사, 라이더 2만2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월평균 배달 대행 건수가 200만건에 달한다. 정보통신(IT) 기술과의 융합에도 적극적이다. 라이더 관제 시스템을 2014년 구축했다.

라이더 이동 동선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차별화된 기능도 추가했다. 배달에 소요된, 주문이 몰리는 시간을 알려준다. 한 달 동안 쓴 배달 대행 비용도 점검 가능하다. 가맹점 정산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연동해 이 같은 서비스를 지원한다.

바로고는 개발 전담팀을 배치,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엔 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POS)에 특화된 메신저 '바로고톡'을 출시했다. POS와 배달 대행 전용 프로그램을 연결한 게 특징이다. 배달 앱과 POS 단말기, 배달 대행 앱을 일일이 지켜보며 일을 봐야했던 가맹점 불편을 덜어줬다.


이태권 바로고 대표는 “IT 기반 공유경제 시스템을 이르면 내년 초 선보일 계획”이라며 “라이더 복지 수준을 올려 전문화하는 데도 힘 쓰겠다”고 전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