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의 상장(IPO) 열풍에 전세계 IPO시장이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진행된 IPO 건수는 1450여 건으로,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 IPO 규모도 1700억달러(약 190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년간 전 세계에서 실시된 IPO건수와 규모는 각각 950건, 1200억달러(134조원)였다.

이 중 홍콩,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서 이뤄진 IPO만 약 950건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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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장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시장 사상 역대 최대 규모 공모금액(1조88억원)으로 기록됐다.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미국 증시로 향했던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경제성장 회복세를 탄 중국이 IPO 바람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딜로직 집계에 따르면 377개의 중국 기업이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IPO를 진행했다. 딜로직이 지난 1995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수의 중국 기업이 올해 상장에 나섰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중순부터 IPO 규제를 풀고, 그동안 억눌렸던 상장 수요가 올해를 기점으로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다.

IPO에 나선 기업 주가도 긍정적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올해 아시아 증시에 새롭게 상장한 기업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154%나 올랐다.

반면 올해 미국 증시와 유럽·중동·아프리카 증시에 상장했던 기업 주가는 각각 32%, 12% 오르는데 그쳤다.

WSJ은 중국·홍콩 증시 상장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과도한 IPO 열풍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아시아시장의 IPO는 대부분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상당수는 수익성이 낮고 입증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신생기업들이 규모가 갖춰지지 않는데도 자금 때문에 상장을 서둘러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앤드루 클라크 미라보드 아시아 트레이딩부문장은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많은 주식이 상장하지만 대부분 소규모다 하지만 이들이 합쳐지면 충격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