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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기반의 지능정보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상 기술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그동안 배우고 익혀 온 상식이 송두리째 바뀌는 현상이 곳곳에서 생겨난다. 이와 관련된 세 가지 현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많이 먹어서 죽는 사람이 굶어 죽는 사람보다 많아진다. 지금껏 굶주림과 기근은 인류를 위협하는 요소였다. 미국 역사학자 마이크 데이비스에 따르면 19세기 후반 인도와 중국에서만 기근으로 3000만~6000만명이 사망했다. 1900년 조선 인구를 1400만~1900만명으로 추정하니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불과 1950~1960년대까지 우리는 식량 문제를 겪었고, 지구상엔 아직 기근 문제가 심각한 나라가 많다. 이제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팜, 인조고기를 생산하는 푸드테크 등으로 식량은 더욱 풍부해져서 인류는 기근과 굶주림으로부터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으로 인해 육체노동과 운동량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필연으로 비만, 고혈압, 당뇨 등 만성병과 이로 인한 합병증은 늘 것이다. 풍족해진 식량과 편리해진 생활로 인해 농업, 식생활, 헬스케어 시장은 크게 변화될 것이다. '밥 듬뿍 먹고 밥 심으로 일해라'는 말도 옛말이 될 것이다.

둘째 장년층이 청년층에게 배우는 시대가 왔다. 과거 기술과 사회 변화 속도가 느릴 때는 장년층이 풍부한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과거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각종 신제품이 쏟아지고, 이로 인해 경제·사회생활은 급속도로 변해 가고 있다. 공인인증서, OTP, 액티브X, 랜섬웨어 등 이미 생소하고 어려운 용어들로 가득하다. 앞으로 핀테크, 블록체인, 비대면거래, 생체인증,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 등 더욱 어렵고 복잡한 기술이 활용될 것이다. 관련된 사회와 문화도 빠르게 변할 것이다. 문제는 청년층은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반면에 장년층은 기술 습득 속도가 느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크다. 고령화로 인해 노령 인구와 비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금도 PC, 스마트폰 등 노인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제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정보통신기술(ICT)이 생활 전 분야와 융합되기 때문에 교육 분야와 폭을 넓혀 나갈 때다.

셋째 기계가 인간에게 명령을 내린다. 지금까지 인간은 기계를 만들고, 기계에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말미암아 인간이 기계의 의사결정을 따라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알파고가 대표 사례다. 바둑 사례가 지금 이 순간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틀에 박힌 암기식 교육을 받거나 교과서를 외워 A학점을 받는다면 미래에 기계가 시키는 대로만 일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일자리는 고부가 가치, 양질의 일자리가 아닐 확률이 높다. 반면에 상상력을 동원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다방면으로 융합 사고를 하는 사람은 기계를 활용할 것이다.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학습 습관을 보이느냐에 따라 기계 명령에 따라 일할지, 본인이 어떤 기계를 택할 것인지 정할 것이다.

변화가 빠를수록 잔가지보다는 줄기와 뿌리, 기본을 중시해야 한다. 지능정보사회에서는 기존 상식과 다른 사회 현상의 역설이 수없이 발생할 것이다. 지금 이야기한 세 가지 사항은 사례일 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현상에서 성공리에 적응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바로 교육과 습관이다. 열린 생각,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식습관·생활습관·학습습관 등 생활 기본을 바로잡는다면 지능정보 사회는 혼돈세계가 아닌 신세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재호 한국정보화진흥원 기술지원본부장 jaeho@ni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