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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공공독점으로 회귀하는 에너지시장

발행일2017.11.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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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사회 전반에서 공공 부문 강화 기조가 엿보인다. 에너지 분야 역시 탈원전·탈석탄을 핵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주축으로 공공재로서 에너지 역할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획재정부가 에너지공기업의 상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기조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에너지 산업 공공성 강화 정책이 민간 참여를 제한하고 공공 독점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가스공사 민영화 방지 법안' 놓고 해석 분분

최근 에너지 시장은 향후 확대될 가스시장 이권을 놓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원전과 석탄화력 발전량이 줄어든다. 그만큼 가스복합화력 발전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시장 선점 경쟁이 벌어진다.

지난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에 한국가스공사 민영화 방지를 위한 법안이 발의돼 가스시장 독점 논란이 제기됐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기업의 경영구조 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과 '한국가스공사법' 개정안이다. 가스공사를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하고, 정부·지자체가 일정 부분 의무 출자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의 취지는 공공재인 가스를 국가가 관리해 공공성을 잃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지만, 에너지 업계는 이를 가스시장에 대한 민간 참여 규제로 해석했다.

가스 시장은 과거부터 공공과 민간이 상호 이권을 위해 각을 세운 분야다. 가스 수입과 관련해 직도입 허용을 놓고 가스공사와 민간사업자가 대립했다. 발전 부문에선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사가 경쟁했다. 민간사업자 입장에선 이번 개정안을 단순히 가스공사의 공공성 강화만으로 보기 힘들다.

현 정부 들어 가스공사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민간사업자 직도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는 상황이다. 가스공사 민영화 원천 금지 이후에는 결국 공기업 시장 독점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국내 가스 물량은 2016년 실적치 대비 1168만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2029년 기준 대비 2378만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 업계는 향후 가스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공기업 독점체제를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직도입을 활성화 해 국가 전체 가스 도입비용을 낮추고 전력시장가격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전력그룹사 국정감사에서도 가스공사 이외 사업자의 직도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기준 가스공사의 톤당 공급단가 60만5862원과 발전공기업 5개사 중 직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의 톤당 직도입 단가 57만9211원을 비교했다. 가스공사의 독점구조보다는 직도입에 따른 경쟁구조가 실익이 있다고 밝혔다.

◇발목 잡힌 민간사업자의 에너지시장 참여

법령상 공공성 강화 움직임은 가스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훈 의원은 한국가스공사법에 앞서 집단에너지사업법 개정안에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민영화를 방지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전력 소매판매사업자를 한국전력공사로 한정해 시장독점을 법제화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형 공기업이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두 종류 이상의 전기사업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실상 판매사업자인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진출을 보장한 법안이다. 국내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였던 발전·판매 겸업 금지를 공기업에게 예외로 허용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해 발의된 다수의 전기사업법 개정안도 시장경제와는 거리가 멀다. 누진제 관련 발의된 다수의 법이 전력판매사업자인 한전의 전기요금 약관을 법령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누진배율(가장 낮은 요금과 가장 높은 요금 사이의 비율)은 1.4배, 누진단계는 3단계 이내에서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설한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국내 소비재 시장에서 법으로 서비스 요금과 제품 가격을 직접 규정하는 분야는 에너지가 유일하다. 공기업이 사실상 시장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보니 이를 시장으로 보기보다는 정책 관리 분야로 인식하다. 소비재 가격에 직접 압력을 행사하는 셈이다.

이는 정부와 국회가 에너지 가격을 조절해 급격한 가격인상을 억제하는 장치로 활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해당 시장에 민간사업자가 들어올 수 없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시장건전성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국제유가와 환율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제때 시장에 반영되지 않고 사업자의 부채로 남는 경우다. 실제로 한전은 발전원가 상승비를 제때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한동안 적자 경영을 했다. 가스공사도 국제 가스요금 상승분을 바로 도시가스요금에 반영하지 못하고 미수금으로 쌓아두었다.

민간 에너지 업계는 전기와 열·가스 등 에너지 전 분야에서 민간 참여의 문이 좁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에너지의 공공재 성격도 일정 부분 필요하지만, 민간의 시장참여를 허용해 놓고 공기업 독점력을 키워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가스 직도입은 일부 스팟시장에 민간 활동을 허용하고, 전력은 소규모 판매 시장부터 개방하는 등 일부 시장부터 차근차근 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애초부터 민간 참여를 막는 식의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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