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미국이 화석연료 사용 정당성을 주장하는 행사를 개최해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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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미 에너지 회사 대표들은 이날 '기후 완화를 위한 더 깨끗하고 효율적인 화석연료·원자력 발전의 역할'이라는 행사를 마련, 석탄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필요성을 역설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에너지·환경 특별보좌관을 맡은 조지 데이비드 뱅크스는 “말할 것도 없이, 화석연료는 계속 사용될 것”이라며 “화석연료가 가능한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데 국제적 관심을 둬야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실의 프랜시스 브룩과 텔루리안, 피바디 등 미국 에너지 기업 고위 관계자들도 발표자로 나섰다.

이에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고, 이들은 뱅크스 연설 도중에 “거짓말쟁이들!” “깨끗한 화석연료는 없다”라고 외쳤다.

또한 미국 기업과 정부 기관들의 모임인 미 에너지협회 전무 배리 워딩턴이 발표를 하는 동안에도 “당신의 탐욕이 보인다” “'석탄 머니' 때문에 전 세계를 죽이고 있다”고 끊임없이 소리쳤다.

로이터통신은 이들이 구호를 외치다 행사장을 떠나자 220석 회의장 절반이 텅 비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문밖에서도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총회 참가자와 학계 전문가들도 미국의 모순된 주장을 비판했다. 전 뉴욕 시장이자 유엔 도시·기후 변화 특사 마이클 블룸버그는 트위터에 “기후 변화 정상회의에서 석탄을 홍보하는 것은 암 학술회의에서 담배를 홍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꼬았다.

올해 당사국총회 의장국인 피지 총리 프랭크 바이니마라마는 “우리 모두 화석연료가 기후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에 대해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피어스 포스터 영국 리즈대학 기후변화학 교수는 “깨끗한 화석연료와 같은 용어는 없다”면서 “석탄의 미래를 주장하는 이들은 지구를 진짜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당사국총회에서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원칙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이행지침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번 당사국총회 직전에는 니카라과가, 총회 기간에는 시리아가 각각 파리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하기로 해 세계적으로 미국만 유일하게 미가입 국가로 남아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