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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구축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LG 소재·생산기술원(PRI)이 전체 생산라인 설계와 주요 장비·소재 공급사 목록까지 마련했지만 인도 정부가 별도 유리기판 제조사 인수를 꾀하면서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LG PRI와 함께 인도 진출을 준비한 장비 기업들도 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 PRI가 인도에 8세대 LCD 패널 공장을 건설해주는 디스플레이 플랜트 사업이 연내 추진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올 3분기 시작이 예상됐으나 인도 트윈스타 디스플레이가 일본 유리기판 제조사 아반스트레이트와 인수 협상을 벌이면서 사업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아반스트레이트는 2008년 글로벌 사모펀드 기업 칼라일이 지분 52.6%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현재 트윈스타 디스플레이와 인도 정부는 칼라일과 아반스트레이트 지분 인수를 놓고 협상하고 있다.

인도 트윈스타 디스플레이는 나그푸르 지역에 아몰퍼스실리콘(a-Si) 방식 8세대 LCD 설비를 마련하고 직접 디스플레이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현지서 LCD TV 시장이 커지고 있어 32인치를 시작으로 현지 TV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사업은 LG전자 산하 PRI가 LCD 패널 공장 전체를 설계하고 장비까지 일괄 공급하는 턴키 방식을 트윈스타 측에 제안했다. 일종의 '디스플레이 플랜트' 사업이다. 이미 8세대 LCD 분야에서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갖춘 만큼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 주요 장비 협력사와 손잡고 동반 진출을 추진해왔다.

트윈스타 디스플레이는 8세대 LCD 생산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유리기판 제조사를 인수해 현지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 PRI는 NEG와 협력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트윈스타는 아반스트레이트 인수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도 8세대 LCD 투자 자금은 트윈스타가 60%, 정부가 40% 부담한다. 트윈스타 모회사인 인도 자원·에너지 기업 베단타 그룹은 5단계에 걸쳐 100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자키로 했다. 당초 올해 투자를 시작해 2018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사업 계획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투자금이 큰 만큼 트윈스타와 인도 정부의 행보가 상당히 조심스럽다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실리를 깐깐하게 따지는 인도인 특유의 사업 스타일과 첫 디스플레이 생산에 도전하는 신중함이 더해져 예상보다 사업 속도가 더디다.

한 관계자는 “과거 인도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진출을 발표했고 실제 자금까지 일부 집행했으나 결국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과거 실패 경험이 있는 만큼 LCD 산업 진출을 준비하는데 신중에 신중을 더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인도 8세대 LCD 투자 사업에는 LG PRI를 비롯해 주성엔지니어링, 인베니아 등 주요 LG디스플레이 협력사가 장비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