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각개전투·접근성·테크 등 新전략 공개

Photo Image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6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 '은행을 넘어선 금융 혁신과 패러다임 변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카카오뱅크가 4차 금융혁명을 위한 일곱 가지 신 디지털 전략을 공개했다. 앞으로 3년 이내에 모바일 기반 디지털 채널이 중심이 되는 금융 시장이 도래하고, 그 준비를 위해 '핀테크'와 '테크핀'을 함께 운용하는 변혁의 시대가 목전에 왔다고 밝혔다.

9일 전자신문사가 주최한 제6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 카카오뱅크는 4차 금융혁명을 위한 새로운 디지털 채널 전략 일곱 가지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나아갈 방향과 비전도 제시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상품을 준비하면서 정보기술(IT) 출신 직원이 왜 적금을 만드는데 비밀번호가 필요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했더니 금융 출신 담당자는 아마도 은행법에 규정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라고 답했다”면서 “확인해 보니 비밀번호 규정이 없었다. 카카오뱅크는 과감히 적금 비밀번호를 없앴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금융은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창출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면서 몇 년 안에 뱅킹 서비스도 모바일 퍼스트, 구체적으로 모바일 온리(Only) 시대를 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카오뱅크도 이런 흐름에 동참, '온리 모바일' 전략을 수립했다고 부연했다.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일곱 가지 디지털 금융 전략은 언번들링(각개전투 전략), 액세스빌리티(접근성), 커뮤니케이션, 테크(Tech),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 맥락(Context), 모바일라이프다.

윤 대표는 언번들링이 앞으로의 금융 산업 트렌드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미국 다국적 서비스 은행 웰스파고는 핀테크와 관련된 다양한 플랫폼과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르자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기업이 웰스파고의 서비스를 능가하는 킬러 플랫폼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젠 금융의 한 영역을 찢고 들어와 서비스를 하는 언번들링화가 고착되고 있고, 국내 금융사도 모든 기능을 제공하려 하기보다 기술 분업화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도 금융업 본질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거쳤고, 카카오뱅크의 본질은 '디지털 돈 통'으로 정의했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디지털 전략 핵심으로 액세스빌리티(접근성)를 꼽았다.

윤 대표는 “이제 모바일 안에는 소셜커머스는 물론 여행, 콘텐츠 구매,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것이 유입됐다”면서 “고객 접근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를 치면 가장 많이 검색하는 용어가 상단에 뜬다”면서 “'하나'라는 용어와 'KB'라는 용어를 치면 가장 먼저 뜨는 단어가 무엇일까”라고 반문했다.

'하나'는 하나은행, 'KB'는 KB국민은행을 먼저 생각하지만 실제 검색한 결과 하나투어와 KB손해보험이었다.

그는 “고객 접점에 대한 니즈 파악과 마케팅 능력에서 앞선 이들 기업이 은행보다 먼저 확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국 핑안보험 사례도 있다.

핑안보험은 최근 건강 검진을 해 주는 헬스케어 기업을 인수했으며, 종합 검진 결과가 나오면 그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험 상품을 역으로 제안하는 '인슈어 패키지'를 선보였다. 고객은 정확한 케어를 받고 보험사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고객 접점과 접근성을 우선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사업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트렌드에 맞게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제가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 모임을 갔는데 얼굴을 마주하고도 어떤 사진이 단톡방에 올랐을 때 스마트폰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카카오택시의 성공 요소 가운데 하나는 전화 통화를 꺼리는 젊은 층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전통의 금융권을 향한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다.

테크를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통 금융사는 아직까지 IT를 비용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며 이제 IT는 금융 산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맥락(context)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윤 대표는 “서비스 인터페이스가 편리하고 나아졌다고 해서 고객이 무턱대고 그 서비스를 이용하지는 않는다”면서 “고객이 신뢰할 만한 방법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 그 맥락을 이어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디지털 전략을 포용해 앱투앱 결제와 신용카드 사업, 계좌이동제 등 고객이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M-채널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대표는 “모바일 세대에 맞는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카카오뱅크 조직부터 에자일 방식으로 수평화하겠다”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