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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최초의 10나노 서버칩 센트릭2400을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폰 프로세서 최강자 퀄컴이 서버칩 시장에 출사(出師)했다. 인텔이 99% 점유하고 있는 독점 시장에 도전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온 퀄컴이 서버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퀄컴은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발표회를 갖고 서버칩 '센트릭2400'을 양산한다고 밝혔다. 퀄컴은 스마트폰 칩 시장에서 압도하는 점유율로 성장해 왔다. 주력 분야를 서버 시장으로 확장, 성장세를 가속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퀄컴이 이 시장에서 5~10% 점유율만 확보해도 상당한 실적 향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난드 찬드라세커 퀄컴 데이터센터 테크놀러지 수석 부사장은 “센트릭2400 설계와 개발, 생태계 확보에 4년 이상이 걸렸다”면서 “센트릭2400은 압도하는 성능과 탁월한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하는 ARM 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로, 고객사에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센트릭2400은 삼성전자 10나노 핀펫 공정으로 생산된다. 10나노 공정 서버칩 발표는 퀄컴이 처음이다. 칩 면적은 398제곱밀리미터(㎟)다. ㎟당 5억개씩 총 18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됐다. 이는 인텔의 최신 14나노 서버용 제온칩보다 집적도가 높은 것이다. 인텔 제온칩은 총 면적이 698㎟로, ㎟당 3억7500만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다.

성능도 높다. 센트릭2400은 64비트 ARM 아키텍처를 활용해 퀄컴이 독자 기술로 설계한 폴커(Falkor) 코어 48개가 탑재된다. 인텔 최상위 서버칩인 제온 플래티넘 8180과 비교하면 와트(W)당 성능이 45% 뛰어나다고 퀄컴은 설명했다. 최상위 제품인 센트릭2460은 1995달러로, 제온 플래티넘 8180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값이 저렴하다.

퀄컴은 센트릭2400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시장을 적극 개척할 방침이다. 이미 대형 고객사도 확보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인프라에 센트릭2400을 탑재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글 역시 탑재를 확정했다. 중국 알리바바도 고객사 명단에 포함됐다. 데이터센터 하드웨어(HW) 시장 1위 업체인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와도 협력한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고객사는 인텔 대항마가 생겼다는 사실을 긍정 평가했다. 인텔칩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탈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바트 사노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분야 부사장은 “퀄컴이 센트릭2400 프로세서를 출시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ARM 아키텍처와 관련 생태계는 확장형 데이터센터 설계를 위한 실용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 행사에는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이 직접 나와 센트릭2400을 소개, 관심을 모았다. 제이콥스 회장은 2014년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좀처럼 모습을 내보이지 않았다. 그는 인텔이 독점하고 있는 서버칩 시장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퀄컴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애플과의 특허 소송, 각국 규제 당국의 견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무선랜 칩 회사인 브로드컴은 최근 퀄컴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 인수합병(M&A)을 공개 제안했다.


새너제이(미국)=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