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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아테네 대통령궁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그리스 대통령, 총리와 연쇄 회동을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와 양국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리스는 전자정부 등 한국의 앞선 정보기술(IT) 및 신기술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 확대를 요청했다.

이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오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 총리는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을 만나 “한국은 그리스에 감사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16개국 중 6번째로 많은 군인이 참전하는 등 헌신 덕분에 대한민국은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 방안과 양국 경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논의했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은 “그리스와 한국의 우정과 협력의 역사는 매우 길다”며 “그리스는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 북한 핵개발에 대한 EU의 규탄 결의에 뜻을 같이 한다”고 화답했다.

이 총리는 이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회담을 갖고 오찬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총리는 “한국과 그리스 교역이 조선 분야에 편중돼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조선 부품은 가능한 그리스 제품을 이용하도록 하고, 무역 다변화를 통해 올리브오일, 와인 같은 제품이 좀 더 수입돼 한국인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한국과의 전자정부 MOU 체결에 이어 향후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의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한국은 IT 세상이 열릴 것이란 것을 빨리 간파하고, 인재에 투자해 교육 수준이 높고 지식기반 산업이 발전한 특별한 나라”라며 “한국의 지식과 정보, 노하우를 교환하고 신기술 분야와 산학연 간의 연구 협력도 더욱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오전 한국 지사, 상사 대표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여러 걱정이 있겠지만, 성공할 것이라 직감한다”며 “(북한의) 긍정적 신호가 몇 가지 있지만, 아직 공개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세계인의 축제가 있는데 거기에 도발할 만큼 (북한 지도자가) 머리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그런 기회에 북한 지도자가 '우리가 바라는 것은 불안감이 아니라 우리도 평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던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 선수 2명이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소식도 전했다.

이 총리는 기업인들에게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라고, 여러분 기업 모두 성공하셔서 그리스 사회에서 인정받고 한·그리스 관계 발전에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961년 한·그리스 수교 이래 한국 국무총리가 그리스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 총리는 양국 관계를 호혜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한국에서 배를 사겠다는 수주량의 22%를 그리스가 차지했다. 대단히 고마운 사이”라며 “관계라는 것은 일방적일 수 없으니 우리도 그리스에 좀 더 많은 도움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한국선급,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대우조선, 포스코대우, 삼성전자, LG전자, LG CNS, 한화, 토탈소프트 등에서 기업인 10여명이 참석했다.

신정도 한국선급 본부장은 “그리스 사정이 어렵지만, 각자 열심히 뛰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행사에 직·간접적으로 참석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주재원 대부분이 내일(24일) 휴가를 내고 올림피아에서 열리는 성화 채화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테네(그리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