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완성차 업체로선 상상하기 힘든 파격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외 인기 속에 판매되고 있는 초소형 전기자동차 '트위지'를 한국 중소기업이 원하는 형태로 조립·완성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공개한다. 수년 동안 적잖은 돈을 들여 개발한 차량을 반제품 형태로도 유통시키겠다는 말이다. 기존 완성차 시장 구조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접근법이다.

트위지는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도 혁신 모델로 평가된다.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전기차 시장에 1~2인승 차량의 수요 증가를 예견하고 이 시장을 파고든 것부터 신선했다. 도로를 누비는 갖가지 개인 이동용 모빌리티와 함께 전기차 시장에 '개인화·스마트화' 이미지를 담으려 한 첫 시도이기도 하다.

이 차량이 기존 자동차 시장에 굳어진 상식을 깨는 도전을 벌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진화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약 60% 적다. 통상 내연기관차에 3만개 부품이 들어가는데 비해 1만개 정도면 충분하다. 모듈화시키면 4000개까지로 줄일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소비자도 필요에 따라 부분을 갈아 끼우거나 전체를 조립할 수 있다.

전기차 시대는 개성 시대이기도 하다. 자신이 필요에 따라 최고 속도, 배터리 용량은 물론 차체 및 모양새까지 다 바꿀 수 있도록 자동차 산업 특성이 급속히 바뀔 것이다. 르노삼성은 이런 시대 변화를 먼저 읽은 것일 수도 있다.

전기차 제조 시장은 중국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중국이 전기차 소비는 물론 생산까지 압도하는 격차로 1위를 달릴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생산량에선 중국을 이미 따라갈 수도 따라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서 우리에게 강점이 있는 배터리 등 핵심 부품과 부분품, 나아가 외관 디자인 등에서 우리 기업이 팔 수 있는 시장 확장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중소기업이 전기차 완성차에 굳이 매달리지 말고 자꾸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 여기에 필요한 경험과 실력을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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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오픈소스 거래 사업자인 OS비히클(OSVehicle) 웹사이트에 등록된 르노 '트위지(TWIZY)'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