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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출시되는 스마트폰 3대 가운데 2대는 중저가폰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판매량은 고가폰이 많다. 휴대폰 종류와 판매량 사이에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국내 제조사는 중저가폰과 고가폰에 특별한 차별을 두지 않았다. 이동통신서비스사도 중저가폰에 많은 지원금을 책정했다.

23일 본지가 SK텔레콤 온라인 판매 사이트(T월드다이렉트)를 분석한 결과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40종 가운데 중·저가인 20만~70만원대 제품은 전체의 62.5%인 25종이었다.

80만~100만원대 고가폰은 37.5%인 15종이었다. LTE 스마트폰 3대 가운데 2대가 중저가폰인 셈이다.

국정감사에서 '제조사가 국내에서 고가 휴대폰 위주 판매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 12종으로, 고가 5종보다 갑절 많았다. LG전자는 고가와 중저가 제품 모두 6종으로 동일했다. SK텔레콤은 이통사 전용폰으로 중저가폰 2종을 공급했다. 반면에 애플은 중저가 1종, 고가 4종으로 고가 제품이 많았다.

이통사는 중저가폰에 많은 지원금을 실었다. 고가폰 평균 공시 지원금은 14만6350원인 반면에 중저가폰은 21만5225원으로 약 6만9000원 많았다. 출고가에서 지원금을 뺀 실구매 가격은 중저가폰이 훨씬 낮은 구조다. 음성으로 이뤄지고 있는 '페이백'은 소수만 받을 수 있어 전체 실구매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그럼에도 판매량은 고가가 압도했다. 정보통신 조사 분석 기관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가격대별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은 80만원 초과 고가 제품이 52.9%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7월 기준 50만원 초과 휴대폰 판매 비중은 66%에 달했다. 제품 종류는 중저가가 많았지만 소비자는 고가에 몰리는 불일치가 발생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가 스마트폰 집중 현상을 제조사나 이통사에서만 찾을 게 아니라 소비자 측면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프리미엄 휴대폰을 선호하는 '과시 소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