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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일 정부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지난 20일 공개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양쪽 의견 차이가 20%P에 육박할 것으로 점치는 이는 없었다.

앞서 3개월 동안 나온 설문조사에서는 공사 재개에 관한 찬반 차이가 항상 박빙으로 나왔다. 공론화 결과 직전에 발표된 설문조사에서도 건설 중단이 43.8%, 건설 재개가 43.2%로 1%P 이내 차이를 보였다. 시민참여단 선택이 오차범위 이내로 갈려 공론화위원회가 어느 한 쪽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결과는 오차범위를 넘는 것은 물론 찬성 쪽으로 확연히 기울었다. 찬성 의견이 19%P 높았다.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3.6%P를 뛰어넘는 결과였다. 공론화위도 유의미 한 차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무작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일정기간 숙의과정을 거친 후 실시하는 공론조사의 차이점이 드러났다.

숙의과정과 조사회차가 거듭될수록 원전 찬성 쪽 의견이 많아진 점은 큰 의미다. 1차 조사 당시 건설 재개 의견은 36.6%, 중단 27.6%, 판단 유보가 35.8%로 재개와 중단의 차이는 9%P를 보였다.

자료집과 이러닝 학습을 거친 시민참여단은 3차 조사에서 건설 재개 44.7%, 중단, 30.7%, 판단 유보 24.6% 결과를 보였다. 마지막 날인 이달 15일 실시한 4차 조사에선 건설 재개 57.2%, 중단 39.4%, 유보 3.3%로 변했다. 판단 유보 측 참여단 중 더 많은 이들이 건설 재개 쪽으로 생각을 굳혔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최종조사 분석 및 평가결과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 점이 많다”고 평했다. 원자력계 역시 공론화 결과를 의미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숙의과정을 거칠수록 찬성의견이 많아진 것과 관련해선 “알면 알수록 원전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으로 바뀐다”는 업계의 속설이 증명된 것으로 해석했다.

2030 세대의 의견 추이는 공론조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이다. 1차 조사 당시 건설 재개 의견은 20대 17.9%, 30대 19.5%에 불과했다. 건설 중단은 20대 28.9%, 30대 41.9%로 재개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최종조사에서 20대는 재개 56.8%, 중단 43.2%, 30대는 재개 52.3%, 중단 47.7%로 결과가 뒤바뀌었다. 건설 중단 측은 공론화 진행 과정에서 50대 이상의 참여단이 많은 것을 우려했지만 가장 큰 변수는 2030 세대였다.


찬반 양측의 공방에서 건설 재개 쪽은 '논리'에 집중한 반면 중단 쪽은 '감성'에 호소한 것도 결과 변화를 가져온 이유로 꼽힌다. 시민참여단은 반복되는 안정성에 대한 우려와 공포보다는 수치와 과학적 근거로 제시되는 논리의 편에 섰다. 공론화 막바지에 중단 측이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다수 정보를 무리하게 동영상 자료로 제공했던 것이 자충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