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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의 SSD 컨트롤러 사진.

기업 스토리지용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스타트업이 여의도 투자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 1위 반도체 업체 인텔로부터 시제품 성능을 검증받은 데 이어 SK그룹 투자도 이끌어냈다.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개최한 반도체 투자자설명회(IR) 현장에는 스타트업 '파두(Fadu)'라는 회사 소개를 듣기 위해 투자자가 몰렸다. IR에 참여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 분야에서 뜨는 회사라는 소식을 듣고 왔다”면서 “기술력을 갖춰 국내 대기업 그룹사가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파두는 SATA 인터페이스 대비 6배 이상 속도가 빠른 PCI익스프레스용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기술을 보유했다. 지난해 연말 인텔은 자사 테스트연구소에서 파두 컨트롤러를 탑재한 샘플 제품과 자사 SSD(DC P3608), 삼성전자 SSD(PM1725)를 비교 평가했다. 결과는 파두 제품의 승리였다. 임의쓰기 3배, 복합 작업에서 2배 높은 성능을 보였다. 스토리지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정적 지연시간 성능 보장 항목에서도 파두 제품이 압도적으로 앞섰다.

이지효 파두 대표는 “삼성전자와 인텔을 제외한 도시바, 마이크론 등 대부분 낸드플래시 업체가 독자 NVMe 컨트롤러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다”면서 “파두는 성능, 효율, 유연한 확장성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강점을 갖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파두가 노리는 건 기업 시장이다. 주요 기업은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시스템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서 SSD로 전환하고 있다. 파두는 성장기에 이 시장을 선점해 20%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 대표는 “상용 컨트롤러는 내년 시장에 출시될 예정으로 첫 매출이 기대된다”면서 “2019년 손익분기점을 맞춘 후 2022년 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을 내는 초우량 반도체 팹리스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미 파두는 600억원의 회사 가치를 인정받아 SK그룹 등으로부터 총 80억원을 유치했다. 이달 말까지 1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컨트롤러 생산에 필요한 파운드리 계약, SSD 개발 비용, 운영비 등에 추가로 조달한 투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파두는 지난 2015년 7월 설립됐다. 서울대학교 메모리 스토리지 구조 연구실 출신 SSD 전공 박사 4명을 포함해 20명 이상 연구개발(R&D) 엔지니어가 근무한다. 이지효 대표는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출신으로 기획력이 우수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는다. 공동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남이현 박사는 SK텔레콤에서 반도체 컨트롤러 기술을 개발했던 이 분야 전문가다.


최태원 SK 회장의 예비 사위가 이 회사에 근무한다는 점도 여의도 투자 업계가 관심을 갖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지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반도체대전 VIP 투어에서 파두 전시관에서 제품을 소개 받았다. 다만 파두는 회사 본연의 경쟁력 외적인 면이 부각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도 그간 언론에 공개해왔던 IR 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