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달 유튜브에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QLED vs OLED : The 12-Hour Image Retention Test)'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렸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겨냥, LG OLED TV보다 삼성 QLED TV가 잔상에 강하다는 기술 비교 마케팅에 공식 나선 것이다. 최근 LG OLED 패널을 사용한 소니 TV 일부에서 번인 현상이 나타나 해외에서 논란이 된 것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LG전자 측은 평가 기준 근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자의 기준에 의한 실험 결과로 회사명과 제품까지 공개한 것은 홍보가 아닌 경쟁사 기술 폄훼·비방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삼성전자 측은 자사 제품 기술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정보 공유 차원일 뿐 소비자가 정확한 기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과거 3차원(3D) TV 기술 방식을 두고 공방을 벌인 삼성과 LG가 다시 한 번 전면전을 펼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동영상 게재라는 공격에 LG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우선 관심사다. 어쩌면 해외 경쟁사들은 '기대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다.

경쟁사 기술 방식에 대한 비교 마케팅은 소비자 알 권리 차원에서 긍정 효과가 존재한다.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도 충분히 유효한 공세다. 그러나 지나치면 공멸을 부른다. 직접 원인으로 볼 순 없지만 과거 논쟁을 벌인 3D TV는 결국 제대로 시장을 형성하지 못한 채 사그라들었다. 냉장고 용량을 둘러싼 논쟁도 상처만 남겼다.

국내외 업계의 관심은 이미 기술 비교 우위성 여부보다 세계 1, 2위 TV 기업의 확전에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기술 비교 마케팅이 논쟁으로 번져 자칫 진흙탕 싸움이 될 경우 해외 경쟁업체들은 한국 TV 제조사의 약점 부각 및 이미지 훼손에 적극 활용할 것이다. 결국 국내 산업으로서는 제살 깎아 먹기가 되는 것이다. 국내 기업 간 경쟁은 국익까지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