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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세이프가드 대응 '서희'식 담판이 필요하다

발행일2017.10.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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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삼성·LG 세탁기로 자국 관련 산업이 큰 피해를 봤다고 판정했다.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이 짙어진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중국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다.

미국은 한국 기업을 '미국의 무역 적자 주범'으로 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제1 목표는 자국 산업 보호다. 이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요구하고, 전방위에 걸친 통상 압박에 나섰다.

Photo Image<ⓒ게티이미지>

미국의 강한 압박에 개별 기업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맞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정부는 먼저 미국의 조치가 오히려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세이프가드가 통과되면 삼성과 LG의 미국 공장 설립,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지적도 해야 한다. 양국 간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이익 균형' 논리만으로는 협상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FTA 재협상에서도 담대해야 한다. 국책 연구기관 등의 분석에 따르면 한·미 FTA 폐기 시 한국보다 미국 손실이 더 크다. 협정이 종료될 경우 미국의 대 한국 수출 기업이 한국의 대 미국 수출 기업보다 높은 관세율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희'식 담판이 필요하다. 동맹 관계를 생각해 최대한 미국 요구를 들어주자는 방식은 통하기 어렵다. 이는 거란이 쳐들어 왔을 당시 항복하자고 한 고려 관료들과 비슷한 생각이다. 당시 관료 가운데 서희만이 송을 견제하려는 거란의 의도를 꿰뚫어 봤다. 그 결과 별 피해 없이 강동 6주를 얻어 낼 수 있었다. 미국은 자국 기업을 위협하는 한국 기업의 성장을 막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이프가드나 한·미 FTA 재협상은 기업이나 협회 차원을 넘어섰다. 정부 역할이 크다.

최근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세이프가드 대응 회의가 자주 열린다. 정부는 우리 기업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외교 동맹 관계를 내세우기보다 자국 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춘 실리 추구가 핵심이다. 기업 입장에 서서 구체화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도출하길 기대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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