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기뿐만 아니라 10.5세대 증착기도 순조롭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유일 대형 증착기술을 갖춘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 토종 증착기술 저력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정광호 야스 대표는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기술 전문가로 유명하다. 2002년 회사 창업 후 지금까지 토종 증착기술을 키우기 위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상용화로 연결시키는데 집중했다. 마케팅, 해외 진출 등 회사 외연을 확장하기보다 오직 기술력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일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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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호 야스 대표 (사진=야스)

정 대표는 1989년부터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연세대 연구실에서 야스를 창업해 매출 830억원(2016년 기준) 규모 기업으로 키웠다. 연구실에서부터 줄곧 유기물 증착기술에 집중했다.

그는 연세대 연구실에서 증착기술을 개발했을 당시 현재 장비기업으로 성장할 거라는 예상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기술이어서 국내 기업이 특허를 매입하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기술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고 지불하려는 곳이 없더라”고 회상했다. 초기 기술 마케팅 중심으로 야스를 운영했지만 이후 전략을 수정해 국산 증착기술을 제품에 녹여내 전문 증착장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야스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LG디스플레이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고 이후 대형 8세대 OLED 증착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야스의 강점은 증착기 핵심인 증발원(소스)을 자체 개발했고 관련 원천특허를 보유한 점이다. 중소형 증착기 시장 강자인 일본 캐논도키는 증발원 없이 증착기만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과 6세대 중소형 OLED 모두 야스의 증발원을,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체 개발한 증발원을 사용한다. 캐논도키 증착기를 국내외 패널 제조사가 사용하더라도 각기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외에 기판 처짐과 증착 각도에 따라 발생하는 섀도마스크의 그림자효과(Shadow Effect)를 방지하는 척(Chuck) 기술, 인라인 방식 증착기술 등도 갖췄다. 대형 OLED 생산속도를 높이는 최적의 기술을 갖추기 위해 협업한 결과 월 생산량 2만6000장 수준을 달성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중국 패널 제조사도 대형 OLED 양산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가 양산한 화이트OLED(WOLED) 방식이 시장에서 검증받은 만큼 유사 기술 방식으로 양산을 시도하는 제조사가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 대표는 “한국이 안정된 대형 OLED 양산기술을 갖췄지만 경쟁사가 생기지 않으면 자칫 대형 패널 시장에서 OLED가 뒤처져 사장될 수 있다”며 “대형 패널 시장에서 OLED가 LCD를 뛰어넘어 대세가 될 수 있도록 차세대 증착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