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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Essence]디지털 성범죄 해결, '인스턴트를 버리고 정통을 취하라'

발행일2017.10.11 16:00

지난달 26일 '디지털 성범죄 종합대책'이 국무회의에서 발표됐다. 정부 주도로 일명 '리벤지 포르노'라 불리는 보복성 영상을 포함한 불법촬영물(몰카영상) 유포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만큼 현재 사회는 디지털 성범죄 사각지대에 노출돼 있다. 이번 컬처에센스에서는 디지털 성범죄의 현상분석과 대책에 대해 다뤄본다.

◇'리벤지 포르노부터 불법촬영(몰카)까지' 디지털 성범죄 기승, 처벌대책만 '우후죽순'

Photo Image<성범죄는 고대사회에서부터 현대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으나, 최근 디지털 기술 발달을 악용해 다양한 형태로 변질되면서 피해수준이나 범위가 광범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성범죄는 이성에게 성(性)적인 문제로 심리적·물리적·법적인 피해를 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범죄는 인간 본성과 맞닿아 있는 범죄로서 고대부터 현재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물론 과거와 현재는 수준이나 피해범위 등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과거의 성범죄는 성폭력·성추행 등 물리적인 피해가 대부분이었기에, 피해자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주변인이나 일부 언론기사, 사진 등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도피 또는 고발이라는 수단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급격하게 발전한 IT기술의 영향으로 초소형 특수 카메라 등의 촬영기기가 등장하면서 영상물 제작이 간편해진데다, 초고속 인터넷과 웹하드 등 데이터 파급기술이 발전하면서 성범죄 피해종류와 범위가 방대해졌다.

Photo Image<소위 '리벤지 포르노'라고 불리는 보복성 영상이나 공공장소의 불법촬영 등은 IT기술의 발전을 악용해 등장한 성범죄의 사례로 최근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일례로 과거 연예인 사례에서 언급된 바 있는 보복성 영상(리벤지 포르노)은 현재 일반인에게까지 그 범위가 확산되면서 사회 문제를 낳고 있다. 2015년 대중을 경악케 한 워터파크 몰카나 지하철·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의 불법촬영물(몰래카메라, 몰카)은 사건 자체는 물론, 불특정 다수로부터의 인권침해 등 2~3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디지털의 역기능에 기댄 성범죄는 무한히 발전해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책은 대체로 대상자 처벌에만 급급한 수준을 드러내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제14조(시행 2017.06.21)로 디지털 성범죄의 처벌수위를 잘 나타내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1항:카메라 또는 유사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통한 성적 촬영이나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3항:영리를 목적으로 1항에 명시된 해당 촬영물을 정보통신망으로 유포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명시돼 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에서는 △변형카메라 등록제 △보복성 영상 유포 시 5년 이하 징역 및 삭제비용 부과 △경제·의료·법률적 원스톱 피해지원 △불법영상물 유통 사업자 조치의무 부과(미이행시 시정명령 또는 2000만원 이하 과태료) △불법촬영기기 설치여부 정기점검 등을 골자로 여러 방책들을 내놓고 있다.

Photo Image<성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으나, 피의자 처벌에 집중한 나머지 실제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구제법은 미약한 실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처럼 디지털 성범죄 처벌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마련되고 있으나, 실효적인 피해구제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미약하다.

먼저 현재 해당 영상을 삭제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얼굴이나 특정부위를 확인하기 위한 단계가 필요한데 여기에 따른 피해자의 심적인 추가피해가 발생한다. 또 2019년까지 마련할 계획인 첨단기술을 동원해 해당영상을 삭제한다 하더라도 우회경로 등의 방법이 남아있어 완벽하게 근절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실제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법무부와 경찰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범죄' 현황에 따르면 2011년 1314명이던 몰카범죄자의 수가 지난해 5640명으로 4배 이상 급증한 것을 보면 단순한 처벌대책으로는 근절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또 경제·의료적 구제범위나 해당 재원마련 대책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다. 해당영상 삭제라는 단순 사건해결과는 달리 해당 영상으로 인한 신상공개에 따른 부작용(취업난, 우울증 등)은 사건 해결 이후에도 지속되는 문제로,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방법은 마땅히 없다.

Photo Image<성범죄의 디지털화는 피해범위의 광범위화를 불러오면서 완전 해결을 어렵게 한다. 뿐만 아니라 이를 악용한 인신공격 등의 무고사례에도 적절한 대처를 어렵게 만들어 사회적 고민을 안기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밖에도 디지털 성범죄를 악용하거나 오도하는 등의 행위에 대한 처벌수위 논의는 없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공공장소 내 불법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 단속이 강화된 상황에서 이를 악용해 무고한 사람을 고소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건은 별다른 법적조치 없이 흐지부지되면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성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IT기술의 역기능으로 등장한 디지털 성범죄는 범죄 하나만으로 잇따른 추가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고, 지속적인 기술발전에 따라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는 문제”라며 “현재 나오고 있는 다양한 처벌수단으로 범죄를 엄단하는 것은 물론 실효적인 구제방법과 규정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명확한 해결방법이 지속적으로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문화계 “디지털 성범죄, 그릇된 성의식·인스턴트식 연애 해소가 근본해결책”

사회문화계 일각에서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단순한 IT기술의 역기능이라기보다 성과 관련된 잘못된 패러다임과 인스턴트식 연애풍조가 디지털 기술과 만나면서 이뤄진 산물이라고 보고, 실효적인 대책과 함께 이를 바꾸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먼저 이들은 영리 중심의 IT기술이 그릇된 성의식을 더욱 크게 부추겼다고 비판한다.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이자 고귀한 생명잉태 활동인 성(性)을 단순 쾌락으로 보는 변질된 성관념을 영리적 요소와 결부해 점점 더 빠르게 보급하면서 그릇된 성문화로 고착화시킨다고 보는 것이다.

Photo Image<사회문회계통에서는 일부 1인미디어 계통이나 소셜, P2P 등은 물론 팝업 사이트와 배너 등으로 진행되는 음란콘텐츠와 성(性) 마케팅들이 성인은 물론 청소년이나 초등생까지 영향을 미쳐 그릇된 성관념을 고착화 시킴으로써 성범죄를 일으키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일례로 일부 1인미디어 계통이나 소셜, P2P 등은 물론 팝업 사이트와 배너 등에서 진행되는 음란콘텐츠와 성 마케팅은 성인은 물론 올바른 성의식을 정립하기 전인 사춘기 청소년이나 초등생에까지 빠르게 영향을 미치면서 성적 매력이 최고인 양 그릇된 의식을 심는 것은 물론, 이를 뛰어넘는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양산하게 함으로써 더욱 지능적인 디지털 성범죄를 유도한다. 물론 자신의 매력을 어필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마케팅이 정당하지 않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겠으나 영리 추구를 위해 경쟁적으로 더 자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이성적인 판단을 거부하는 행위이며 이는 잠재적인 디지털 성범죄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 이들은 인스턴트식 연애풍조도 디지털 성범죄에 한 몫을 차지한다고 바라본다. 바쁘고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대인관계 구성은 더욱 힘들뿐더러, 이성간의 만남은 더더욱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에 유흥가를 중심으로 한 즉석만남이 비일비재해지면서 가볍게 만나고 헤어지는 분위기는 더욱 커졌다.

여기에 소셜 데이팅·미팅 사이트의 등장은 이런 분위기를 더더욱 부추긴다. 사진과 주요 조건을 제시한 뒤 임의적인 시스템으로 이를 중개하고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들 사이트는 시공의 제약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맥을 만들 수 있는 채널을 열었다는 데는 큰 의의를 갖지만, 남녀간의 신뢰를 쌓는 데는 크게 부족할 정도로 단순하고 가벼운 만남을 이끌 수밖에 없다. 이에 서로간의 신뢰 또는 과시욕을 채우기 위해 임의적으로 영상을 촬영했다가, 헤어지는데 앙심을 품고 유포하는 등 디지털 성범죄로 이어지는 경향도 나타난다.

Photo Image<사회문화계 일각에서는 최근의 '인스턴트식 연애풍조'와 데이팅 서비스 등의 발전은 이성간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면서 성범죄의 원인을 제공하는데 한몫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밖에도 '한탕주의식 라이프스타일'이나 '개인화 풍조' 등도 디지털 성범죄의 암묵적인 근원이라고 볼 수 있다. 소위 '남자는 돈, 여자는 외모'라는 그릇된 경쟁구도에서 이익을 극도로 추구하려는 개인들이 IT기술을 기점으로 자극적인 성(性)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우는 것은 물론 남녀간의 인간관계가 아닌 비즈니스 관계 정도로 더욱 가볍게 만나는 계기를 만들어 디지털 성범죄를 양산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한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사회문화계에서 바라보는 디지털 성범죄는 단순히 IT기술의 역기능이 아니라 인간 본성과 관계정립의 변질로 인한 잘못된 성 패러다임의 고착화로 발생한 것이다. 해법으로는 일반적인 정보윤리나 가치관 같은 원론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좀 더 끈끈한 대인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려는 마음가짐과 함께 인간존중의 도덕성 함양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Photo Image<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회문화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성범죄는 갈수록 발전하는 IT사회에서 더욱 지능화될 것이 염려되는 도덕적 해이의 하나로,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일례로 볼 수 있다”라며 “인간 본연에 대한 신뢰와 올바른 성의식 정립으로 건전한 대인관계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디지털 성범죄를 막는 근본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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