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정평이 난 국내 시장에 해외 업체의 입질이 잦다. 한국은 외국 통신기기 업체뿐만 아니라 가전업체도 어려워 하는 시장이다. 고비도 있었다. 수입처 다변화 제도가 풀린 1990년대 후반 들어와 일본산 가전 및 통신기기의 진출에 국내 업계는 바짝 긴장했다. 국내 기업은 방어에 성공하면서 지금의 가전·통신기기 강국 자리에 올라섰다.

외산 가전 무덤으로 불리던 일본 시장 역시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와 마찬가지였다. 지금의 우리 상황이나 10여년 전 일본 상황이나 모두 자국산 제품의 품질이 탄탄하게 받쳐 줬기 때문에 시장을 지켜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일본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한국 가전·통신기기 업체에 시장 일부를 내줬다. 한 번 뚫린 일본 시장은 저가 제품뿐만 아니라 품질을 앞세운 고가 제품에서도 한국산에 밀리며 가전·통신기기 강국의 명성에 흠집이 생겼다.

지금 한국 시장은 이 같은 과거 일본 상황과 비슷하다. 최근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가전·통신기기 업체들의 공세는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던 과거 국내 가전업체 모습과 닮아 있다. 한국 시장은 비록 일부 저가 제품에 국한되지만 샤오미 공세에 뚫린 상태다.

중국 화웨이가 과거 한 차례 진출을 시도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달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알케텔모바일도 국내 유통사와 계약을 맺고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중국 러에코도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가성비를 앞세웠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뿐이다. 유통 구조와 소비자 인식 변화 여부에 따라 외산폰의 국내 시장 진출은 가속될 수 있다. 처음에는 가성비 높은 제품, 이후에는 과거 우리가 허용한 것처럼 프리미엄시장까지 파급될 수 있다.

외산폰의 국내 진출이 국내 제조사 간 단말기 가격 담합을 막아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요인으로 보는 여론은 이를 긍정 평가하기도 한다. 중국 기업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긴장의 끈을 놓으면 중국의 추월은 시간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