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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공지능(AI)은 기술 아닌 비즈니스 혁신

발행일2017.10.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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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 2개월 근무하던 인턴이 마지막 날 직원 앞에서 시연을 했다. 식판 사진에서 정확히 냉면 그릇을 구분해 내고, 물냉면인지 비빔냉면인지를 분별해 내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데이터를 모아 학습시키면 신기할 정도로 똑똑한 비서가 생긴다. 요즘 AI 전성 시대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알고리즘과 학습한 결과물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도 앞다퉈 AI 플랫폼 도입에 한창이다. 그러나 고민도 많다. 학습할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AI의 실제 지능은 양질의 데이터로 얼마나 많이 학습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음성 데이터의 경우 구하기 쉽고 수량도 많지만 통신·카드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기업 내 데이터가 그리 많지 않다. 막상 데이터가 있다 하더라도 오류와 결손 자료가 많아서 모델 개발에 애로 사항이 많다. 이세돌을 이긴 딥 마인드의 알파고는 16만건에 이르는 실제 프로기사 대국 기보를 학습한 결과다.

AI를 어떤 업무에 적용하는지도 고민이다. 자율 주행, 암 진단, 로보어드바이저는 많이 들었지만 막상 마땅한 게 떠오르지 않는다. 회사 내 정보를 통합하고 데이터를 일부 추가해서 AI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기존 방식의 분석 모형에 비해 조금 나아질 뿐이다. 그러나 AI는 이제까지 분석해 보지 않은 새로운 영역이나 새로운 상황을 기획해서 적용하는 경우 더 놀라운 성과가 나타난다.

상상의 날개를 펴자. 일단 모든 업무에 AI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분석 업무의 경우 통계학 수식이 복잡해서 포기하고 있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상당 부분 컴퓨터가 알아서 분석 결과를 내고, 그 결과 해석을 위해 직관화 가능한 수치가 제공된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작성하던 보고서도 상당 부분 자동화할 수 있다. 복잡한 보험사 언더라이팅 업무도 로보언더라이터(Robo-Underwriter)로 처리할 수 있다. 카드사 중복 승인 문제도 AI 알고리즘을 적용, 구분해 낼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는 제조업의 경우 생산 공정 전 과정에서 이상 여부를 판별하고, 품질 관리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고객이 구매한 영수증을 토대로 추가 판매를 위한 상품 추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AI 분석은 숫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적어도 언어로 표현되는 모든 개념과 지식이 AI 알고리즘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른바 워드 임베딩 기술을 이용한다. 우리의 일상 단어 모두를 벡터라는 숫자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숫자가 되니 단어 간 더하기 빼기의 연산 처리가 가능해졌다. '일본-도쿄+서울=?'이라는 수식의 정답은 대한민국이다. 이러한 딥러닝 처리 결과는 우리 상식과도 일치한다. 기존 추천 시스템은 프로파일이 비슷한 고객 또는 상품끼리 묶어 추천해 주는 방식이었다. 각각 상품을 하나의 단어로 생각한다면 고객이 구매한 상품 내역은 일종의 문장이 된다. 고객이 보여 준 많은 문장을 Doc2Vec 기술을 이용, 추천 상품 알고리즘을 만드는 방식이다.

기업 데이터의 많고 적음, 시스템 자원 성능보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사고 혁신이 우선돼야 AI 도입이 성공할 수 있다. 빅데이터, AI 시대에 복잡한 계산은 컴퓨터가 신속하게 알아서 해 준다. 병렬분산처리 기술을 통해 상상 이상으로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 사람이 할 일은 비즈니스 상황을 재구성하고 어떤 알고리즘을 쓸지 결정하는 일이 주된 과제여야 한다. 마치 좋은 인재를 골라서 쓰는 것과 유사하다.

인내심도 필요하다.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시간을 두고 연구 및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근 AI 관련 원천 기술에 해당하는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 IBM,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이다. 그들의 십수년 업무의 노하우가 집결된 기술이 바로 AI 알고리즘이지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30~40년 전부터 책에 나와 있는 이론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들의 스마트한 기술은 이처럼 장기간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AI 성공 구축을 위해서는 전략 접근이 필요하다. AI 프로젝트는 회사 전체가 스마트해지자는 혁신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새로운 고객 서비스, 고객을 이해하는 방식의 변화, 업무 운영 방식 개선 등 기업 전반에 걸친 조직 혁신 프로그램으로 진행돼야 한다.

김수화 애자일소다 대표 Brian77@agileso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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