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창 열기 / 닫기
닫기

[사설]시장·자본 부족한 기업 현실 직시해야

발행일2017.10.09 17:00

중국 BOE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완제품 업체인 화웨이에 공급키로 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최첨단 플렉시블 OLED 시장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이달 말 5.5인치를 시작으로 11월에는 5.99인치를 생산한다. 생산 규모는 크지 않고 수율도 낮지만 국내 OLED업체의 독점이 깨지는 것이어서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최초로 플렉시블 OLED 생산에 나서는 BOE는 정부 지원에 힘입은 공격 투자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이 됐다. 그 기세를 몰아 우리나라 기업이 독주해 온 플렉시블 OLED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OLED를 공급받아 스마트폰을 제조해 온 화웨이가 자국 업체 제품을 택한 것이어서 중국 측은 BOE의 플렉시블 OLED 출하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플렉시블 OLED를 독점 공급 받는 애플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BOE와 협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과 중국 기업 간 OLED 기술 격차를 3~5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BOE의 자국 기업 납품이 성공리에 진행되면 격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최첨단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빠른 투자로 생산량 격차를 벌여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주도권을 지켜 왔다. 좁은 내수 시장과 자본력의 한계를 첨단 기술, 과감한 적기 투자로 극복해 온 것이다.

그러나 플렉시블 OLED는 시장과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선택할 수밖에 없은 해외 진출 전략을 정부가 기술 유출 점검을 이유로 지연하면서 중국에 발목을 잡힐 우려를 키웠다. 정부는 거대 담론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현실을 직시, 기회 상실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댓글 보기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