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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의 주가가 급등한 덕택에 마크 저커버그가 경영권을 방어하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뜻을 펼칠 수 있게 됐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세운 자선단체 자금 조달을 위해 페이스북 주식 3500만∼7500만 주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가 팔기로 한 주식은 현재 가치로 60억∼128억달러(약 6조7천억∼14조5천억원)에 달한다. 이 계획은 저커버그가 현재 지분 구조에서 주식을 팔아도 경영권을 지키는 동시에 자신의 자선단체에 충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저커버그는 부인 프리실라 챈과 2015년 자선단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자신의 재산 중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IT업계를 넘어 정계로 행보를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뒷말을 낳았다.

당시 저커버그는 지분을 매각한 뒤에도 페이스북 지배권을 지키겠다는 속셈에서 신주 발행이라는 강수를 추진해왔으나 주주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1년 넘게 표류해왔다.

그러나 지난 1년 6개월에 걸쳐 페이스북 주가가 50% 넘게 오른 덕택에 저커버그는 신주 발행을 철회하게 됐다.

저커버그는 “프리실라와 나는 지구촌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역할을 다할 책임을 느낀다”면서 “이 때문에 지난해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했으나 지금은 우리에게 더 나은 방법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철회 배경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22일 이러한 내용을 증권 시장에 공시했다.

저커버그가 보유한 페이스북 의결권은 59.7%다. 보통주 A주에 비해 의결권이 10배에 달하는 B주 중 86%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 이사회는 의결권이 없는 C주를 발행해 저버커그의 지배력을 방어하고자 했지만 주주 중 일부는 “불공정 거래”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신주 발행에 반대하는 소송을 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