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경험해 보지 못한 최첨단 ICT(정보통신기술) 올림픽을 만들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9월 5일 러시아 순방 직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동계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넘어 국내 ICT 산업분야의 경쟁력과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 미래상을 보여 줄 주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5G,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은 물론이고, 보다 나은 경기관람을 위해 UHD와 가상현실(VR) 등 5대 분야 최신 기술이 대거 공개된다.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혁신적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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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국무회의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ICT 서비스를 주요 안건으로 보고했다. 국무회의에서 평창올림픽의 ICT 부문 계획이 발표되긴 처음이다.

최정호 과기정통부 평창ICT올림픽추진팀장은 “첨단 ICT 경연장이 될 평창올림픽의 범정부적인 관심과 홍보를 위해 국무회의에서 발표했다”며 “올림픽에서 선보일 5대 전략 기술은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요한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 기술 경연장' 평창올림픽

우리나라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첫 '5G 올림픽'이다. 5G는 현재의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배 이상 통신속도가 빠르다. 5G 시대가 열리면 보다 고도화된 통신시장은 물론 콘텐츠, 융합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통신 분야 뿐 아니라 교통, 공장, 일반 가정 등에서도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이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통한다.

한국은 이달까지 5G 시범망을 평창 등 올림픽 경기지역에 구축하고 연말까지 전용 단말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서비스 주관사는 평창동계올림픽 공식스폰서인 KT가 맡았다. KT는 '평창 5G 규격'을 기반으로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표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시범 서비스 성공이 향후 5G 시장 리더십 확보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5G 연계 서비스로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위치를 자유롭게 선택해 시청하는 '옴니뷰 시스템' △3차원 입체 영상을 제공하는 '홀로그램 라이브'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보는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영상 시청이 가능한 '초다시점' 등 실감영상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국민이 보다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다음달부터 '5G버스'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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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기술로 모바일 길 안내, 참여형 관람, 주차정보, 스마트쇼핑 등 올림픽 방문객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빙상장비 성능검증, 루지 이미지 트레이닝, 컬링 데이터 분석 등 국가대표 선수의 경기력 향상도 지원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불리는 AI 기술도 대거 활용한다. 8개국의 자동통번역 서비스와 자율주행차 '5G 버스' 운행 등이 대표적이다. 볼거리를 더하기 위해 인간과 로봇 간 컬링 경기도 개최한다. 올림픽 컬링 결승 이후, 강원도 내 컬링장에서 컬링경기용 AI로봇과 중고등팀으로 구성된 사람 간 대결을 펼친다.

◇ICT 서비스 조기 공개로 올림픽 '붐업'

세계 최초로 올림픽 주요 경기를 현재의 HD TV화질보다 4배 선명한 4K UHD로 방송한다. 위성 방송 등을 통해서는 8K 방송도 시연한다. 국내 UHD 기술로만 구성된 체험스튜디오도 운영한다. 인천공항과 평창에 UHD 초대형스크린을 설치하고, 영화상영관 CGV는 스크린X(ScreenX)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홍보한다.

우리나라의 VR 기술 경쟁력도 뽐낸다. 스키점프·스노우보드·봅슬레이 등 다양한 스포츠에 대한 VR체험서비스를 운영한다. VR기기를 착용하고 원격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VR드론 경주대회'도 올림픽 기간 중 개최한다.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1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부분의 ICT 서비스를 조기 공개하기로 했다. 목표보다 1개월 이상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서비스 체험관을 만들어 국내외 관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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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11월에 개관할 예정이었던 5G센터는 일정을 두 달여 앞당겨 이달에 개관한다. 5G센터는 평창 스키점프센터 2층에 설치된다. 5G 서비스가 지원되는 5G버스 운행도 계획보다 한 달 앞당겨 10월부터 운영한다. 인천국제공항의 UHD 초대형스크린 구축도 12월에서 10월로 앞당겼다. ICT올림픽 체험관 준공도 연말에서 11월 중순으로 목표시점을 변경했다.

'IoT 거리'를 조성해 올림픽 홍보에 나선다. 강릉 '월화거리'에 IoT 인프라를 설치해 관광·쇼핑 관련 편의서비스를 제공한다.

내주 부산에서 개최 예정인 'ITU 텔레콤월드'와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국제방송컨퍼런스' 등에도 특별홍보관을 설치한다. 참관객이 평창올핌픽의 ICT 서비스를 미리 체험하게 한다.

정부는 올림픽 이후 이들 서비스와 기술의 해외 진출도 모색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등 차기 올림픽 개최국과 연계해 해외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최정호 팀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만들어진 기술과 서비스가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도록 다양한 전략을 구상 중”이라며 “해외 방문객과 IOC 관계자 등에게 최대한 노출시키고 서비스의 가치 창출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