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IoT는 사람과 사물이나 공간 등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말한다. 최근 몇 년간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IoT가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고 이에 따라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세계 IoT 관련 시장 규모는 8000억달러(약 900조원) 정도며, 2021년에는 1조4000억달러(약 157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한 달 평균 IoT 가입자가 10만명이며 총 가입자는 현재 600만명에 이른다.

이에 이동통신 3사가 IoT를 새 먹거리로 판단,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은 IoT 시장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고 여러 분야로 확대가 가능해 자신들의 강점을 살린 차별화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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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IoT 전용망 로라(LoRa)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축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로라를 이용한 생활 밀착형 상품 모습. 사진=SK텔레콤

◇뜨거워지는 전용망 경쟁…SKT '로라' vs KT·LG U+ 'NB-IoT'

IoT 시장이 성장하면서 우선 전용망 경쟁에 불이 붙었다. IoT는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는 기술인만큼 전용 통신망이 필요하다. 각 통신사는 이에 맞춰 IoT 전용망을 구축해 경쟁 체제에 들어갔다.

이통 3사는 IoT에 최적화된 4세대(4G) 이동통신 기술 'LTE-M'으로 선제적인 전용망을 갖췄다. 이 전용망은 이통사가 기존에 구축한 망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통 3사는 이를 바탕으로 비교적 신속하게 전국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다만 LTE-M은 전력 소모가 높고 모든 IoT 기기에 이 망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 SK텔레콤은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라 전국망을 구축했다. 로라는 사물끼리 서로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저전력 장거리 통신기술이다. 회사는 LTE-M과 함께 로라를 통해 IoT 전국망을 상용화했다.

현재 SK텔레콤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기업 간 거래(B2B) 등의 형태로 다양한 로라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IoT 관련 스타트업이 서비스 기획부터 기술 및 제품 개발, 상용화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IoT 오픈하우스'도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맞서 KT와 LG유플러스는 서로 힘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결정하며 로라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후 지난 여름 세계 최초로 NB-IoT 전국 상용망을 구축했다.

NB-IoT는 기존 LTE망의 좁은 대역을 이용해 저전력·저용량 환경에 맞춘 LPWA(Low-Power Wide-Area) 기술이다. 기존 LTE망 업그레이드만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신규 인프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검증된 전용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안전성까지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 전국망을 통해 IoT 생태계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이들은 NB-IoT 오픈랩 공유, IoT 핵심기술 개발 등에서 협력하며 생태계 조성을 시작했다. 또 KT는 이를 통해 LP가스관제 시범사업과 키즈 트래킹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며 LG유플러스는 가스원격검침 시범사업 등으로 NB-IoT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한다.

◇IoT 영토 확장으로 치열해지는 '장외 싸움'

전용망 경쟁만큼 이통 3사의 영토 확장도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중심의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홈 IoT는 물론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으로 이통 3사가 발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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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통신사와 차별화를 선언한 LG유플러스는 가입가구 80만을 돌파하며 홈 IoT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동아건설산업 모델하우스에서 LG유플러스 홈 IoT 시스템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현재 이통 3사 가운데 홈 IoT 시장에서 가장 많은 80만 이용자를 확보한 LG유플러스는 1위 입지를 한층 다지고 있다. 건설업체와 홈 IoT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며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해왔다. 특히 이 제품은 LG유플러스 전용 앱인 'IoT@home'을 통해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단 하나의 앱으로 다수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유용한 부분이다.

LG유플러스는 올 초 목표로 설정했던 홈 IoT 이용자 100만 가구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이 회사는 주택건설 시장에서 최다 제휴회사를 확보한 통신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NB-IoT 기반 스마트 쓰레기 수거관리 시스템을 경기도 고양시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반려동물 IoT'와 '부모안심 IoT' 등 다른 통신사와 차별화된 IoT 패키지 상품도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4년 스마트홈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홈 IoT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도어록과 제습기, 가스밸브 차단기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AI스피커 '누구'를 출시하며 주목받았고, 얼마 전에는 후속작인 '누구 미니'로 시장 입지를 확대했다.

지난 6월엔 KCC정보통신과 IoT를 활용하는 차량 관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상용화되면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에 맞춘 관리나 정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위치 추적 단말기 '지퍼'를 시작으로 '키코' '스마트톡톡' 등 로라를 활용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연이어 공개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가방 브랜드인 쌤소나이트코리아와 물품 분실 예방 IoT 기기인 'SKT 스마트 트래커(Smart Tracker)'를 여행용 가방과 결합해 판매하기로 했다. 또 서울시와 IoT 기술을 통해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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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LG유플러스와 함께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후 다양한 영역에서 상품을 출시 중이다. 사진은 가스관제 시범사업 모습. 사진=KT 제공

사실 경쟁사에 비해 5G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KT도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 KT는 지난 4월 LG전자와 함께 에어컨,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 6종의 가전제품과 연동되는 'GiGA IoT 홈매니저' 서비스를 마련했다. 기기 상태 확인과 원격 제어는 물론 KT의 AI스피커 '기가지니'와도 연동된다.

이어 KT는 스마트 IoT 센서를 부착한 LED전등을 쪽방촌 독거노인 80가구에 시범 제공했다. 우리은행과는 AI 기반 금융비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7월에는 현대해상과 손잡고 NB-IoT 기반 보험 융합 상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KT는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재용 넥스트데일리 기자 hsoul38@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