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가까이 끌어온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매각 결정이 이르면 사흘 안에 내려질 전망이다. 합작 파트너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진영이 매각에 반대하는 가운데, 도시바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 매각 계약 체결을 서두른다.

17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시바가 오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미국 투자회사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는 방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미일 연합에는 베인캐피털을 비롯해 SK하이닉스, 애플, 킹스턴 테크놀로지, 델 등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 원전 사업 실패로 거액의 손실을 입은 도시바가 지난 2월 반도체 사업 매각 방침을 세운 이후 약 7개월이 경과했지만 매각 진행 상황은 혼전을 거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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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요카이치 팹2 전경 (사진=도시바)

도시바는 6월 하순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WD가 합작 계약 위반을 들어 매각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지난달에는 도시바가 우선협상대상자를 WD와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도시바가 이사회에서 베인캐피털과 도시바 메모리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발표하면서 한미일 연합은 다시 승기를 잡았다.

애플의 참여가 결정적이었다. 베인캐피털은 킹스톤과 시게이트 외에 도시바 메모리를 공급받는 애플과 델도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3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변수는 남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주 중 도시바가 최종 협상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도시바가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을 포함한 다국적 컨소시엄과 WD·KRR 진영과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