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내년 애플에 소량이라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6세대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하는 E6 가동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또 애플과 OLED 공급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당초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용 OLED를 2019년부터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기자와 만나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납품 가능한 시기를 2019년이나 2020년으로 예상하지만 우리는 소량이라도 2018년부터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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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E6 라인은 애플에 공급할 6세대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구미 E5 라인에서도 6세대 OLED를 생산하지만 구글, LG전자 등 애플을 제외한 고객사용 제품 위주로 꾸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E5 라인에서 구글에 공급할 플렉시블 OLED 패널 양산한다. 기존 보유한 4.5세대 라인 E2에서는 LG전자 V30용 패널을 생산한다. 물량이 늘어나면 E5에서도 LG전자용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E6는 E5보다 목표 양산 시점이 늦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 가동 시점으로 잡았다. 아직 정식 가동 전이지만 2단계 투자를 확정해 생산능력 증설에 속도를 냈다. 보통 1단계 투자분을 가동한 뒤 결과를 보고 2단계 투자를 시작한다. 이에 비하면 LG디스플레이는 빠르게 투자를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파주에 건설한 P10 안에 기존 E6 확장 라인을 마련하고 5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투자한 E5와 E6 비용을 합쳐 총 10조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6세대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월 6만5000장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E6에 도입한 핵심 전공정 장비가 E5에서 사용한 장비보다 시장에서 양산 능력을 더 많이 검증받았기 때문에 E5보다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고객사 요구 물량을 최대한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투자에 속도를 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X'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OLED를 전량 공급한다. 내년 하반기 선보일 OLED 탑재 모델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대부분 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아직 생산 라인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대만 등 플렉시블 OLED에 투자한 다른 패널 제조사 중에서도 대안을 찾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내년 애플이 출시할 OLED 아이폰 중 6인치대 모델 일부 물량을 LG디스플레이가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5인치대보다 6인치대 패널 제작 난도가 낮고 LG디스플레이가 확보할 수 있는 모델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단일 제조사에 패널 수급을 의존할 수밖에 없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최대한 LG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데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