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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지위가 변했다. 몇년 전만 해도 반려견은 사랑 ‘애(愛)’, 희롱할 ‘완(玩)’을 써 애완견이라 불렸다. ‘완’이란 한자는 ‘놀다’라는 의미뿐 아니라 장난하다, 깔보다 등의 부정적인 의미가 있었다. 영어로는 '토이도그(Toy dog)', 일명 ‘장난감 개’로 번역된다. 이후 인식이 개선되면서 ‘애완견’이란 단어는 더불어 산다는 뜻을 지닌 ‘반려견’으로 대체됐다. 현재는 반려동물을 애지중지 키운다는 의미를 담아 ‘주인님’이라 부르고, 인간 스스로는 우스갯말로 주인님을 모시는 ‘집사’라 낮춰 표현한다. 노리갯감으로 여겨지던 동물이 주인님 대접을 받는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펫팸족(펫+패밀리) 1천만 시대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한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는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앞다퉈 동물 섹션을 신설해 관련 소식을 전하고, 티몬, 쿠팡, 롯데닷컴 등 유통 업계도 반려동물 용품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은 제도적, 환경적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좋은 곳은 아니다. 동물보호법은 미비하고, 하루 평균 174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한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O2O기업들이 적극 발 벗고 나섰다. 각 기업은 전문분야 외, 반려동물 특화 서비스를 출시해 펫팸족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있다.

국내 1위 종합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올해 초부터 관광 약자를 배려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반려동물을 동반하면 여행이 제한된다는 사용자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반려동물과 입실 가능한 숙소 검색 기능도 지원한다. 여름휴가가 집중된 7, 8월에는 반려동물 유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다. 여기어때가 보유한 반려동물 동반 입실 가능 숙박시설은 전국 210곳, 객실수는 2,000여 개에 이른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지난 6월에는 펫닥(의료), 페오펫(입양), 펫미업(교통), 러브핫핏(패션) 등 반려동물 O2O 서비스 4곳과 손잡고 ‘올인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름휴가 장려 캠페인'을 전개했다.

부동산 앱 ‘다방’은 2015년 3월부터 ‘반려동물 가능한 방’만 검색할 수 있는 검색 필터를 제공해 펫팸족의 주거지 선택을 돕고 있다. 반려동물 가능 여부는 임대 계약 이후 세입자와 집주인의 가장 많은 갈등 유발 사례로 꼽혀왔다. 다방 검색 필터를 이용하면, 집을 구하는 시점에서부터 반려동물 가능 여부를 협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의 만족도가 높다. 2015년 3월에는 반려동물 가능한 매물은 전체 매물의 3%에 불과했지만, 2017년 현재 10배 성장한 30%로, 약 6만 4천 개의 집이 등록되는 등 꾸준하게 성장 중이다.

혼자 남겨지는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가사를 대신해주는 도우미를 찾을 수 있는 O2O 플랫폼사업에서 시작한 생활서비스O2O 대리주부는 최근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달되지 않는 맛집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알려진 띵동은 반려동물 산책 등 생활 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동물 학대, 동물 유기 등 사회적 문제는 국민의 인식변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NGO 단체의 인식개선 캠페인, 민간기업의 환경조성, 그리고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 O2O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상생활 속 반려인들의 다양한 고민을 해결해줄 뿐 아니라 나아가 캠페인으로 확산돼 사회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기업들의 작은 실천이 모여 반려동물이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발전하기 위해, 민간기업들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필자소개/디애나(김다빈)
홍보 에이전시에서 '반얀트리 호텔 앤 리조트' 담당 AE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패션, 식음료, 숙박업 등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했다. 현재 위드이노베이션 커뮤니케이션팀에서 SNS,. 언론홍보, 콘텐츠 제작, 라이브방송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IT 전문 홍보인으로 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