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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디어머그 캡쳐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돌직구 답변으로 능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통상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 정부부처 장관 등 행정부 주요 직위자들은 국회의원들의 공세에 한껏 움츠러든다. 국회의원들의 불호령 속에 실수가 속출하고, 정곡을 찌르는 질문에 쩔쩔매게 된다.
 
그런데 이날 답변에 나선 이 총리는 무엇을 질의해도 상상 그 이상의 답변으로 의원들의 기세를 꺾어 ‘극강의 전투력’, ‘고품격 총리’, ‘우문현답’, ‘슈퍼리액션’ 등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한미 동맹관계는 금이 갈대로 갔습니다.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국이 대북대화 구걸하는 거지같다는 그런 기사가 나왔겠는가? 결국 왕따 신세만 자처한 거 아닙니까?”라고 묻자, 이 총리는 “김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말을 잃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김 의원이 “문 정권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다시 공세를 이어가자 이 총리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큰 짐을 떠안은 것을 저희들로선 불행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수혜자일 수 있겠습니까”라고 속시원하게 반문했다.
 
이어 다음 질문 주자로 나선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MBC 김장겸 사장 내쫓을 겁니까! 최근에 MBC나 KBS에서 불공정 보도하는 거 보신 적 있습니까?”라고 묻자, 이 총리는 “잘 안 봐서 모릅니다. 꽤 오래 전부터 좀 더 공정한 채널을 보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은 “문 정부가 대화제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남조선은 대화자격 없다. 핵은 우리와 미국 사이의 문제’라는 입장”이라고 질문했다. 이 총리는 “오히려 되묻고 싶은데, 미국에서 대화를 거론하는데 미국이 대화를 말하면 전략이라 하고 한국이 대화를 말하면 구걸이라 하는 기준은 뭐냐”라고 반문했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지금 수십조씩 퍼붓는 복지 예산을 늘릴 때라고 보십니까, 안보 예산을 늘릴 때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안보예산도 필요한 건 늘려야 되겠죠. 근데 복지예산 늘어난 것은 대부분 지난 대선때 모든 정당들이 공통으로 공약된 사항들이 먼저 이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한국은 삼권분립 국가가 아니다. 한국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제왕적 대통령 1인제 국가”라고 지적하자 이 총리는 “삼권분립이 무의미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전에 우리는 삼권분립을 체험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황 의원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대통령이 지명한 헌재소장 후보자가 인준 받지 못한 사태가 바로 있었잖느냐. 삼권분립은 살아있다”고 답하자 황 의원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이 총리의 주요 답변장면을 편집한 내용이 누리꾼들 사이에 확산되는 등 화제가 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