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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고리 1호기 해체까지 5년…글로벌 협력으로 해체 기술 확보해야

발행일2017.09.12 17:00

이달 말이면 우리나라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에 들어간 지 100일이 된다. 우리나라는 첫 원전 영구 정지와 함께 이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관련 산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실제 철거를 시작하는 시점(2022년)까지 남은 시간은 약 5년. 이 기간에 확보하지 못한 해체 기술을 국산화하고 신뢰도와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 원전산업계가 글로벌 원전 기업과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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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돌입까지 5년, 해결해야 할 숙제는

첫 원전 해체 실증 모델이 될 고리 1호기의 실제 해체는 2022년 6월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남은 기간에 해체 계획서를 마련한다. 승인을 위한 주민 공청회와 함께 원전 시설 안전 관리, 정기 검사 등을 지원한다.

고리 1호기 해체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은 약 8년 6개월. 원전 돔 건물 안에 있는 원자로·터빈·발전기는 물론 주변 각종 장비, 배관, 외벽 건물까지 모두 철거 및 처리해야 한다. 이들 작업을 기간 내에 마치고 앞으로 2년 동안 해당 부지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산업에 늦게 뛰어든 만큼 해체 분야도 선점하지 못했다. 이미 미국 15개, 독일 3개, 일본 1개 등 총 19개의 원전 해체 작업이 완료된 상황이다. 국가별로 기술 유출을 꺼리는 원전 산업 특성상 해체 역시 정보 공유는 제한돼 있다. 그만큼 고리 1호기 해체는 관련 경험을 쌓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원전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은 58개다. 이 가운데 17개(유기착화성 화학제염, 원격조작·취급·제어기술·해체시설 설계 변경 및 경리 등) 기술이 아직 미확보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17개 미확보 기술 가운데 11개 항목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과제·참여기관 추가를 통한 기술 개발과 진도 주기 점검으로 해체 시작 이전에 관련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미확보 기술은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해체에 필요한 장비는 2028년까지 개발 완료 목표다.

국가 차원에서도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마크의 해체 경험이 있다는 점은 긍정 요소다. 이 과정에서 방사선 오염 제거와 설비 해체 처분 등 전 과정을 경험했다. 초음파 오염 제거, 초고압 스팀 세척, 전기화학 연마, 연소 등 다양한 원전 설비 제염·처리를 수행했다.

고리 1호기 해체는 트리가마크 당시 경험을 고도화하는 기회다. 지금은 해제 작업에서 과거보다 더 높은 기준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요구된다. 제염·해체 작업에서 인력 동원도 최소화해야 한다. 모든 과정에 원격 자동화가 도입될 전망이다.

새로운 제염 방법도 고려된다. 유기화학 시약 사용을 제거, 제염 작업을 환경 친화형으로 수행한다. 오염 제거 성능을 향상시키고, 철거 후 폐기물 부피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 등이다.

◇글로벌 협력으로 기술 수준 높인다

원전 해체는 노후 원전 수명 완료에 따라 다수 프로젝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이를 수익 모델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일부 해체 기술은 산업 성숙 단계에 있지만 해체 작업 안전성과 효율성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를 받기도 어려운 사업이다. 일반 발전소 건설 사업은 완료 이후 운영권 및 전기 판매 수익에 따른 수익과 투자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해체는 공사 중은 물론 완료 이후에도 지출만 있는 사업이다. 투자 후 회수 구조가 성립되기 어렵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으로 자금을 유치해서 추진하던 건설 사업과 달리 별도 기금 운용 등 새로운 방식의 금융이 필요하다.

기술 부문에서는 좀 더 신뢰성이 높고 승인된 기술 요구가 커졌다. R&D에서도 공동 목표를 지향하는 사업자 간 협력이 요구된다.

주요 원전 보유국은 사업자 간 교류 및 공동 연구 체계 구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체 사업이 있을 경우 공동 수행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당 노하우를 산업 표준으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이다. 당장 올해만 보더라도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중심으로 해체 산업 온라인 정보 공유 풀이 운영된다. 국제 프로젝트 기술 자문 및 인력 훈련 워크숍이 연이어 개최되는 실정이다.

한수원도 올해 1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부속 원자력에너지기구(NEA) 해체 협력 프로그램에 가입, 주요 원전국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한수원은 NEA 프로그램을 통해 14개 OECD 회원국과 1개 비회원국, 27개 유럽공동체 기관 원전 해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3월과 4월에는 스페인 ENRESA, 영국 NDA와 해체 분야 협력을 체결하는 등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넓혔다.

원자력 관계자는 “우리나라 원전 해체 로드맵은 고리 1호기를 통해 기술 실증을 넘어 수출 산업화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면서 “경험이 많은 해외 기업과 해체 프로젝트 공동 수행 등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 관련 기술을 세계 표준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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