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탄생하는 '과학기술 유공자'가 교육 현장에도 투입된다. 유공자는 연구, 교육 활동을 지속할 수 있고 교육기관은 고경력 과학기술인을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첫 시행을 앞둔 과학기술 유공자 지정제 안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과학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는 올해 연말 지정되는 과학기술 유공자 중 일부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교원에 초빙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들은 기존 소속 기관 정년과 상관없이 UST, KIRD에서 강의·연구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기관 사정에 따라 연구실을 제공하는 사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UST는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 등 국가 연구소가 연합으로 설립한 대학이다. KIRD는 연구기관 교육을 지원하는 인력개발원이다. 두 곳 모두 과학기술 분야 인력 양성이 주 임무여서 실력이 검증된 교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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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장

유장렬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장은 “과학기술 유공자가 연구, 교육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의 일환”이라면서 “두 기관이 유공자를 초빙할 수 있는 내부 규정을 마련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강의 위주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과학기술 유공자 지정제에 교육기관 수요를 접목한 셈이다. 과학기술 유공자 지정제는 정부가 과학기술인 사기 진작, 이공계 기피 현상 완화를 위해 마련한 제도다. 연구 성과가 탁월하고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과학자를 유공자로 지정, 예우와 복지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일정대로라면 올해 연말 첫 유공자가 지정된다.

지원센터는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유공자 선정 체계를 확립하고, 과학자가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다. 제도는 과기정통부가 주도하고 과학기술한림원 내 설치된 지원센터가 실무 지원한다. 유공자 심사 업무를 지원하고 발굴위원회를 운영한다.

국가가 법령을 근거로 과학기술 분야 유공자를 지정하고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해에 지정되는 유공자 규모와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과학기술 유공자 위상과 성격을 알아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첫해에는 대규모 지정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과학자를 소수로 선정, 위상을 제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인사가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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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장

유 센터장은 “우리나라가 이 정도 경제 수준을 누리는 데에는 산업 발전의 기초를 닦은 분들이 노력이 있었다”면서 “과학기술 유공자 범위를 연구실에만 한정짓지 않고, 그 동안 산업에 기여했지만 조명을 덜 받은 인물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 유공자 지정제는 1회성 포상이 아니라 지속적 예우와 혜택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기존 훈·포장과 다르다. 유공자는 내년 초 설치하는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유공자 업적을 홍보하고 성과를 기린다. 공훈록을 발간하고 국가 과학기술 정책 자문에도 참여시킨다.


유 센터장은 “제도 시행 첫 해인 만큼 공정하고 원활한 유공자 선정 업무를 지원하는 게 당면 과제”라면서 “과학기술계가 힘을 받고 더 많은 젊은이들이 과학자의 꿈을 꾸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