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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과기혁신본부장과 과학기술 현장

발행일2017.09.09 00:00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분자세포생물 분야 전문가다. 일생을 기초과학 분야 연구에 헌신했다. 연구원·교수로서 그의 능력은 출중했다. 그러나 그의 정무 능력은 검증되지 못했다. 대덕연구단지 연구원들은 임 본부장을 '연구자와 현장을 중시하는 정책 마련 의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한다.

“적응하는데 시간에 좀 걸릴 겁니다.”

임 본부장을 두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 근무하는 연구원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뛰어난 연구자지만 정부 관료로서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그의 생각을 관철시키기에 국회, 정부, 출연연 등 과학기술계의 토양은 척박하다.

한국 사회에서 연구자가 고위 공무원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공직 사회 장벽과 정치권의 비난을 견뎌야 하고, 혁신을 끌어내고 이끌어야 한다. 많은 교수와 연구원 출신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냉랭한 공직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낙마했다.

과기혁신본부는 막대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관장한다. 기획재정부와 예산 한도 설정 권한을 공동 행사할 수 있다. 본부장은 차관 신분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국회, 기재부를 비롯한 다른 부처와 협의도 해야 한다. 때로는 과기계 전반의 발전을 위한 싸움도 불사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과기혁신본부장은 관리자인 동시에 과학기술계를 대변해야 하고, 혁신해야 하는 자리다.

임 본부장은 대통령 선거 때 문재인 후보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포럼'에서 활동했다. 수 많은 후배 연구자와 소통하며 보텀업 방식의 R&D 구현, 신진 연구자를 위한 지원안 등 다양한 정책안을 마련했다. 첫 출근일인 4일에는 연구자 스스로 정한 과제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그랜트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가운 일이다.

과학기술계의 기대는 간단하다. 연구 현장의 입장을 대변하고 현실 감각이 뛰어난 혁신을 끌어내라는 것이다. 출연연, 과학기술계의 투정을 정책과 예산으로 모두 담으라는 말이 아니다. 지금이 아닌 5년 이후의 대한민국을 그려야 한다. 그것이 과기 혁신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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