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종류 이상의 수지를 엮어 다양한 기능을 담을 수 있는 복합 섬유가 나온다. 복합 섬유는 섬유 한 가닥에 물성이 다른 수지를 섞은 것으로, 섬유 산업의 꽃으로 불린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함완규 산업용섬유그룹 박사팀이 세 종류 이상의 고분자 수지를 결합해 하나의 실을 만드는 다중 고분자 복합 섬유 방사 장치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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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이 개발한 복합섬유 방사기술을 적용한 다중복합용융방사공정의 모습

그동안은 두 가지 수지로만 복합 섬유를 만들 수 있었다. 세 가지 이상 결합하려면 방사기 내부에서 수지를 전달하는 유로가 너무 복잡해지고, 복합 섬유 제조 공정 제어도 어려웠다.

연구팀은 3차원 최적화 맞춤 설계로 고분자 수지가 전달되는 '스핀 블록'을 구성, 방사 장치에 적용했다. 또 고분자 수지를 용융·압출하는 압출기와 정확한 양으로 계량된 수지를 노즐로 공급하는 다수의 '기어펌프'를 정밀 제어했다.

여기에 다양한 다중 복합 방사용 섬유 방사 노즐을 개발해 적용, 세 종류나 네 종류의 수지를 이용한 복합 섬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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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 복합섬유의 모습

방사 온도를 정밀 제어하면 다양한 수지도 방사할 수 있다. 섬유 수지는 각기 다른 온도 환경에서 방사된다. 온도 제어 정밀성이 떨어지면 이용할 수 있는 수지가 제한된다.

단 한 번의 공정으로 혼섬사를 제조하는 기능도 구현했다. 혼섬사는 물성이 다른 각각의 섬유를 하나로 엮은 실이다. 그동안은 방사된 실을 엮는 '합사' 공정이 추가로 필요했다. 연구팀은 최적화된 제어 기술로 추가 공정 없이 방사와 동시에 혼섬사를 만들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방사 장치를 이용하면 더욱 최적화된 공정 구축,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방사 장치는 장치 설치비 및 에너지 사용량을 약 20% 줄일 수 있고, 생산 속도도 높일 수 있다. 장치 설치 공간은 3분의 2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함완규 박사는 “새로 개발한 방사 장치는 국내 섬유 생산 기업에 고기능성 고부가 가치 섬유를 다품종 소량 생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면서 “세 가지 이상의 수지를 합친 복합 섬유를 생산할 수 있고, 복합사·혼섬사 생산의 수율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