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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직된 임금구조 개선 고민할 때다

발행일2017.08.31 16:50

1심 법원이 기아자동차에 밀린 통상임금 4223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동조합이 요구한 총 1조926억원의 38.7% 수준이지만 기아차는 공시를 통해 판결액을 포함한 지급분 약 1조원을 올해 3분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심 결론이 노조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나기까지 꼬박 6년이 걸렸다. 그만큼 사회·산업 파장력이 크고 영향력이 중대한 사안이었음을 말해 준다. 법원이 지급을 명령한 판결 금액 4223억원 가운데 이자가 1097억원에 이를 정도다.

지난 6년 동안 정권이 두 번 바뀌었다. 보수에서 보수로 이어졌다가 진보로 넘어왔다. 법원이 보수·진보 정권 색채에 좌우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영향은 받을 수밖에 없는 국가 구조다. 그러다보니 통상임금 해석 자체가 기업 편으로 갔다가 노동자 편으로 갔다가 하면서 그때그때 달라졌다. 기아차가 2심에서 계속 다퉈 보겠다고 하는 것도 이런 변화 가능성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측면이 있다.

산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우리 사회 임금 체계가 힘 있는 쪽의 논리로 너무 쉽게 재단된다는 점이다. 가위로 자르고 난 천의 나머지 부분은 아무리 좋은 천이라 해도 쓸모가 없어진다. 경직된 결정 구조는 효율이 있을지 몰라도 쓸모없는 부분이 많이 남을 수 있다.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이나 통상임금 문제 등은 사실 기업 내부의 합의나 약속으로 지켜지고 따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게 기업이나 회사 담을 넘어 외부의 단체행동이나 간여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 힘의 논리에 따라 결정을 받는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노동조합이 존재하지만 우선은 고용자와 피고용자 간 세부 임금에 따른 합의에 기초, 노동계약이 유지된다. 법률적으로 통상임금과 같은 모호한 개념을 아예 만들지 않는다. 회사나 기업은 피고용자 역량과 업무 처리 능력을 고용할 수 있을 때까지만 고용하고 책임지지는 않는다. 피고용자뿐만 아니라 고용자 선택권도 전적으로 보장한다. 우리 임금 구조의 선진화를 위한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

Photo Image<현대기아차 양재 본사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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