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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힘들 때 생각나는 여행지는 단연 제주도다. 제주 지역은 통째 비경이자 자연 그 자체며,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곳이다. 30대에 홀로 제주 올레 10길을 다녀온 적이 있다. 곶자왈 숲길, 오름 둘레길, 한라산 탐방길….

지천이 천혜의 비경이고,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섬이 있다는 자부심까지 들 정도였다.

돌과 바람과 여자가 많아 붙여졌다는 제주의 또 다른 이름은 삼다도. 제주가 3차 산업의 관광특구에서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 실험대에 오른다.

관광 명소로 제주에 비할 곳은 없다. 그 대신 제주는 2차 산업이 거의 없다. 지리적 한계에 따른 폐쇄성 때문에 1차 산업과 3차 산업이 주를 이룬다. 이런 특성에 제주에 있는 또 다른 천연 자원과 인프라를 정보기술(IT)로 집적시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이미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엔진이 가동됐다. 제주는 이 4차 산업혁명을 테스트하고 가늠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제주페이 상용화를 기점으로 미래 산업 전방위 테스트베드로 떠올랐다.

자율주행자동차, 에너지, 금융결제,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제주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IT는 제주 여행을 더욱 편하고 아늑한 추억을 제공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제 다금바리를 제주에서 먹는데 그치지 말고 다금바리 구매를 스마트폰으로, 또 제주 여행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IT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핀테크 특구 제주를 만들어야 한다.

또 이 같은 모델을 해외 시장에 소개하고 수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미 중국은 푸드트럭에서 스마트폰 결제를 시작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긴 제주지만 이제 IT를 제주 곳곳에 입히는 작업을 시도해야 한다.

관광 명소는 넘쳐난다. 그러나 IT로 부가 가치를 높인 관광특구는 또 다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제주에 눈을 돌리고 있다. 중앙정부도 이들 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규제 완화와 별도의 펀드 조성 등 4차 산업혁명 연구개발(R&D)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