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가 다음 달 통합 역직구 사이트 '글로벌 11번가'를 연다. 국내 오픈마켓 사업자가 특정 국가가 아닌 다국적 소비자를 겨냥한 해외 판매 채널을 구축한 것은 처음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이르면 다음 달 말 PC 웹에서 영·중문 통합 판매 플랫폼 '글로벌 11번가'를 선보인다. 세계 102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교민을 대상으로 국내 상품을 소개·판매한다. 지난 상반기까지 영어권과 중화권으로 구분해 운영한 역직구 채널을 일원화, 쇼핑 편의를 대폭 끌어올린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11번가는 해외에 거주하는 11번가 고객과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고객에게 우수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공간”이라면서 “국내 판매자들의 해외 시장 개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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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1번가는 한류 열풍이 지속되는 중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중화권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핵심 공략 국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영문몰은 중화권 이외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발판이다.

SK플래닛은 한국의 최신 인기 상품을 해외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11번가 데이터베이스(DB)와 글로벌 11번가를 연동한다. 기존 판매자들의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한편 이들이 보유한 상품 구색으로 역직구 고객을 끌어들이는 윈윈(Win-Win) 전략을 편다. 현재 11번가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5000만~5500만개에 달한다.

글로벌 11번가 입점 희망 업체는 11번가가 제공하는 '전세계 배송' 서비스 이용에 동의하면 해외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상품 이미지와 함께 올린 상세 설명은 자동으로 영문· 중문으로 번역한다. 각국 고객이 주문한 제품은 11번가의 경기도 파주 물류센터에 집중한 후 합포장해 일괄 발송한다.

SK플래닛은 글로벌 11번가 판매자에게 기존 판매 수수료 이외에 4.5%를 적용할 계획이다. 해외 판매에 필요한 물류 관련 서비스와 CS에 필요한 비용이다. 통상 역직구 쇼핑몰 판매자가 배송, 고객 응대 등을 일일이 처리하고 책임져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유통업계는 앞으로 다양한 온라인 소호몰이 글로벌 11번가를 거쳐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1번가 브랜드 인지도와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손쉽게 해외 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이들의 제품을 국내외 쇼핑 채널에 노출하면서 상품 구색을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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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