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만의 개기일식이 21일 오전 10시 15분(미 태평양시간·한국시간 22일 새벽 2시 15분) 미국 서부 태평양 연안 오리건 주부터 시작되자 미 대륙 전역이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인구 6200명에 불과한 시골 마을 마드리스에서 우주 쇼를 지켜보기 위해 10만여 명이 몰려들었다.

CNN, ABC, NBC, CBS 등 미국 주요 방송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생중계로 시시각각 '세기의 일식' 순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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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1918년 이후 99년 만에 대륙 해안에서 해안으로 이어진 개기일식이 96∼113㎞ 넓이로 미 대륙을 관통했다”며 “이번 개기일식은 역사상 가장 많이 관측된, 그리고 가장 많이 촬영된 천체 현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개기일식은 14개 주를 관통하며 4200㎞에 걸쳐 1시간 33분 동안 이어졌다.

개기일식의 통과 속도는 시속 2100마일(시속 3380㎞)로 측정됐다.

미 대륙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은 2045년 예정돼 있다.

개기일식이란 우주 공간의 궤도 선상에서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면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천체 현상을 말한다.

달이 지구를 공전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매달 일식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인 황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인 백도의 각도가 어긋나 있기 때문에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지만, 개기일식은 통상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개기일식은 대부분 대양에서 관측되며 대륙에서 볼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북미처럼 큰 대륙 전역을 관통하며 개기일식이 펼쳐지는 것은 수십 년에 한 번씩 일어난다.

미 전역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이 관측된 것은 1918년 6월 8일 워싱턴 주에서 플로리다 주까지 나타난 개기일식 이후 무려 99년 만의 일이다.


미 언론은 개기일식이 관통한 14개 주를 중심으로 1200만 명이 진귀한 현상을 직접 관측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