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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 일반담배와 동일한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디바이스 '아이코스'와 전용 스틱 '히츠'를 판매하는 필립모리스코리아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 코리아는 한국을 히츠 생산 전진 기지로 낙점하고 양산공장에 4500억 규모 투자를 단행할 중장기 전략을 마련했다. 회사측은 해당 투자로 약 8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내는 것과 동시에 국내 히츠 물량 부족 사태를 원천 차단하고 수출 허브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회의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 법안 추진으로 이같은 계획이 전면 백지화 될 위기에 놓였다.

업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필립모리스가 세계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시대가 열릴 것을 대비해 국내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검토해 왔다”라며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뱃세가 인상 될 경우 이같은 계획은 전면 철회할 방침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사천에 2000억원을 투자해 네오스틱 생산을 담당할 제2, 3공장 증축을 완공한 BAT코리아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내수는 물론 세계 담배 시장과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선도하는 수출허브로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었지만 내수 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향후 지속적인 투자는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용마저 불안정해진다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궐련형 전자담뱃세가 인상될 경우 히츠와 네오스틱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일반 궐련담배에 비해 제조원가가 2배가량 높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담뱃세가 일반담배와 동일한 세금으로 인상 될 경우 6000원 내외에 판매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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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17일 8월 임시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논의할 안건에 대해 개별소비세법은 제외하기로 합의했음에도 21일 돌연 22일 개최될 조세소위에 개별소비세법을 안건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배경에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 수준으로 세금을 인상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김광림 의원이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관계 부처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 등에 증세를 강력히 요구하고 정부가 이에 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김광림 의원은 지난 6월 아이코스와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담배와 동일한 세금을 물리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별소비세법,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2015년 담뱃세 인상 당시 정부는 국민건강을 저해시키는 제품이기 때문에 개별소비세를 신설, 부과한다고 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연초담배에 비해 인체에 미치는 해가 적다고 보는 연구가 많은 상황에서 일반담배와 동인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세수 증대만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 논의로 인해 글로벌 담배회사의 대규모 국내 투자가 백지화 될 위기에 처했다”며 “세계적인 추세에 반해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더 유해한 일반 담배를 국민에게 권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